지역 야구, 축구 등 연간 관람객 70만명, 경제유발효과 2500억
코로나19로 개막 특수 사라져 인근 상권 작년 대비 매출 급감

[사진=대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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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개막시즌과 비교하면 매출이 90% 가까이 줄었어요."

14일 대전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인근에서 야구용품을 판매하는 김모(33)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프로야구리그가 무관중 개막하자 야구장 주변 상가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도 함께 뚝 끊긴 것이다. 김씨는 "야구장 인근 상권은 사실상 개막시즌 한 철 장사인데 무관중 개막으로 응원복을 사러오는 손님이 한 명도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역시 홈경기가 예정돼 있었는데 평소 같았으면 점심부터 재료를 손질하고 손님 맞을 준비로 한창일 음식점들이 대부분 문을 닫고 있었다.

야구장 근처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이 자리에서만 10년 넘게 김밥장사를 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요즘 KBO리그가 해외에서도 인기라면서 중계하고 난리던데 실제 야구장 인근 상권을 죽어가고 있어 관련 기사들을 볼때마다 괴리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야구, 축구 등 프로스포츠 리그 개막은 지역 경제활성화에 큰 역할을 한다.

지난해 충남대 체육과학연구소가 대전시에 제출한 `대전 스포츠마케팅 전략 중기계획`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 대전을 연고지로 한 야구, 축구, 배구 세 종목의 관람객 수는 75만 명에 달했으며 경제유발효과는 2700억 원에 육박했다. 현재 리그가 종료된 배구단 수익을 제외해도 약 2500억 원 수준이다. 이는 2018년 한 해 대전시에서 발생한 스포츠 수익 2850억 중 87%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올해는 프로 스포츠 리그가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개막하면서 이 같은 경제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KBO는 이달 초까지 이어졌던 바이러스 감염 진정세에 따라 단계별 관중 입장 계획을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이조차 물거품이 됐다.

KBO 관계자는 "단계별로 관중들이 야구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고려중이었지만 최근 이태원을 중심으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되기 시작하며 해당 계획은 무기한 연장된 상황"이라며 "물론 대전시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형평성 차원에서 일부 구단만 관람객 입장을 허용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야구장 인근 상인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부사동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김모씨(52)는 "곧 관중들이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소식에 잔뜩 기대했지만 결국 이렇게 됐다"며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몇몇 사람들 때문에 피해를 보려니 억울하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조성휘 대전 중구 충무로상점가상인회 이사는 "프로야구가 무관중 개막하면서 대부분 상가 매출이 70-80% 이상 감소했다"며 "야구장과 상가들이 위치한 중구는 유동인구와 거주인구 모두 많지 않아 관중이 없으면 어떤 수익도 기대하기 힘들어 어려워 마냥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황의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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