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 부지부장
이향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 부지부장
재물이 아무리 많아도 그것으로 사람 마음을 채울 수 없음을 고객들과의 상담 속에서 자주 느낀다. 대한민국의 성장판이 왕성했던 시절에 부모님 세대는 토지를 사 놓았다가 개발로 인해 갑자기 큰 부자가 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때론 정들었던 고향을 떠나야 하는 아픔과 더불어 다른 곳에 가서 적응해야 하는 두려움도 함께 했었다. 도시의 확장에 따라 한 쪽에서 보상을 받고 다른 곳에서 이주해서 적응할 즈음 또 다른 개발로 보상과 이전을 반복하면서 마치 하늘에서 큰 복덩어리가 내린 것처럼 부자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서 무엇을 가져야 부자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옛날 우화에 어느 날 임금님이 한 신하를 급히 불렀다. 신하에게는 세 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한 사람은 가장 좋아하고 신뢰하는 절친한 친구이고, 다른 한 사람은 가까운 친구이며, 세 번째 사람은 친구이긴 하나 별로 관심이 없는 사이였다.

부름을 받은 신하는 혹 임금님께 야단을 맞을 것이 두려워 세 명의 친구에게 함께 가 달라고 부탁했다.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첫 번째 부탁을 했다가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믿음이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조금 가까운 두 번째 친구는 동행은 하겠지만 대궐문 앞까지만 함께 가주겠다고 말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세 번째 친구는 기꺼이 가주겠노라며 선뜻 따라 나섰다.

신하에게 세 명의 친구는 누구였을까? 첫 번째 친구는 재산이다. 그 친구는 평소 가까이 지내지만 세상을 떠날 때는 남겨두고 떠난다. 두 번째 친구는 가족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로서 그들이 동행해 줄 수 있는 한계는 무덤 속에 들어가기 전까지다. 세 번째 친구는 선행이다. 세상을 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을 위해 베푼 선행과 자선, 옳고 의로운 것들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영원히 동행하는 친구이다.

살면서 뒤로 미루지 말아야 할 많은 일들이 있지만 그 중에 하나가 이웃과 함께 나누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면서 만족할 줄 아는 소박한 삶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능력자야말로 진정한 부자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향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 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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