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자 대덕대 교수
장혜자 대덕대 교수
아침에 눈을 떠서 하루를 맞이할 때 우리는 무엇을 먼저 생각하며 시작하는가? 사람마다 상황과 환경,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맞이하는 아침은 제각기 달라 생각하는 것 들도 다름은 당연하다. 누구나 하루의 시작이 동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의 생활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은 아침이 시작이고, 밤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의 하루 시작은 또 다르니까 말이다.

이렇게 시작하는 하루 속에 우리에게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감사할 수 있음이 있다는 것 또한 얼마나 감사한가? 우리는 삶 속에 어느새 감사함이 많이 사라져 버렸다. 바쁜 일상 속에 쫓기듯 살아가는 삶이 자신을 억압하고 있어 감사함을 가질 마음의 여유가 없어져 버렸다.

코로나19로 바뀐 필자의 생활 중에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세계의 코로나 종식을 위한 간절한 기도`다. 우리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리는 것과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잘 알았기 때문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고 하늘을 바라보며 맞이하는 아침이 얼마나 감사한지. 이 세상에 태어나 이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누리며 사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지를 우리 모두는 이번 기회에 잘 알게 됐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당연한 것들이라 여겼기에 감사함을 갖지 못했다. 5월은 다른 어느 때보다도 더 감사함이 많이 표현되는 달이다.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있어 감사한 어린이날, 무한한 사랑으로 그냥 계셔만 주어도 좋은 어버이날, 내가 이만큼 성장하는 데 이끌어 주신 선생님이 계셔서 감사한 스승의 날 등 따져보면 감사하지 않은 날이 없다.

이 많은 감사함 말고도 우리에게는 건강해서 감사하고 잘 먹으며 살고 있어서 감사하고 코로나 19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심하지 않아서 또 감사하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행복한 것이 무엇이겠는가? 가장 행복하기 위함으로 우리는 쉼 없이 달려왔던 생활들을 잠시 되돌아보자. 내가 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바라볼 수 있는 가족이 있어 감사하고 목소리만 들어도 좋을 부모님이 계셔서도 감사하다.

그런데 우리는 더 좋은 것을 갖지 못했다고 투덜거리고 감사함을 갖지 못하며 살고 있다. 현재 내가 있는 지금의 이 자리가 좋은 직장이고 내 옆에 나눌 수 있는 가족이 있어서 더 좋은 지금인 것을 우리는 놓치고 있다. 더 많이 벌기 위해서 더 좋은 환경의 가정을 만들고자 또 더 성공하기 위해서 현재 내가 갖고 있는 많은 것들을 감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새 우리는 많지도 않은 가족이 성공과 행복이라는 단어를 앞세우고 제 각각 떨어져 사는 상황들이 당연해졌다. 과학의 발달과 산업화가 된 사회가 그렇게 만들어 버렸지만 또 감사한 것은 그 안에서도 또 다른 의사소통 방법들이 많아졌다. 이메일과 문자는 예전 방식이고 카톡이나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통해 멀리 있어도 가까이 있는 거리를 만들며 살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도 우리는 서로 마주보며 살아야 한다. 그리고 또 서로 보듬어주면서 서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 며칠 전 중국에서 벌어진 `현대판 고려장` 이야기를 모두 알고 있으리라.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큰아들이 산채로 땅에 묻었다가 3일 만에 구출됐다는 소식은 우리 스스로를 반성하게 했다. 필자도 자식을 키우다 보니 타지에 있다가 집에 오는 자식이 반갑고 좋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자기중심적이며 참 이기적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전화해서 언제 올 수 있는지를 묻고 기다리는데 자식은 바빠서 다음에 간다고 한다.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이 새삼 마음을 두드린다. 부모가 계셨기에 우리가 있고 또 자식들이 있다. 가족으로 인연을 맺어 살고 있다는 것이 그냥 감사함 그 자체인 것이다. 다음에 그리고 언젠가는 하는 단어들은 우리가 감사함을 표현하고자 할 때 후회를 남긴다. 5월은 사랑한다는 말을 더 자주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며 안부를 더 물으며 살아가는 날들이길 소망해 본다. 장혜자 대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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