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귀연 건양대병원 간호부 외래파트장
이귀연 건양대병원 간호부 외래파트장
사람들은 집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사전적 의미로 집은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입니다.

어느 조사기관에서 집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조사를 시행했었는데요. 조사결과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의 의미는 `휴식`이라고 합니다.

저는 집이란 공간을 참 좋아합니다.

나에게 집이란 공간은 단순히 건물이라기보다는 생로병사가 존재하는 우리 가족의 전부 같이 느껴지곤 합니다. 어릴 적 부모, 형제, 자매와 같이 뒹굴고 같이 커가던 집을 떠나 어느덧 결혼을 하여 새로운 집을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은 웃음꽃이 활짝 피어 따뜻할 때도 있고, 부부간 다툼이 있는 날은 슬프고 외로운 집이 될 때도 있습니다. 또 아이가 어릴 때에는 종일 쿵쾅거리던 집이 시간이 흘러 각자의 방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조용한 집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삶의 이야기과 감정이 켜켜이 쌓여 추억이 집이 되어갑니다.

저는 지금 아파트라는 다소 재미없는 집에서 살고 있지만, 나중에 나이가 더 들면 마당이 있고 텃밭이 있는 조금 더 재미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기도 합니다.

요즘은 가족들과 집에 있어도 TV를 보거나,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가족들과의 소통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저희 집도 예외는 아닌지라 TV를 거실에서 없애보는 방법 등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았지만 번번이 실패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꼭 TV를 없애기보다는 우리 가족의 웃음, 대화, 기도, 사랑이 함께 머무는 공간으로 서로 노력하여 만들어 보기로 하였습니다.

이렇게 집은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아이가 커서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았을 때 따뜻하고 편안한 집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면서 나의 부모님이 그랬듯이 저도 늘 그 자리에서 내 가족이 집에서 행복을 얻어 사회에 건강하게 나갈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어 줄 것입니다.

이태원 발 코로나 재확산으로 의료진들은 다시금 고삐를 조였습니다. 물론 그에 따라오는 긴장과 피로로 일과를 마치고 나면 녹초가 되기 일쑤입니다. 오늘도 제게 주어진 방역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행복한 내 집에서 가족의 건강과 내일을 충전하고 싶습니다.

이귀연 건양대병원 간호부 외래파트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