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損病(허손병-몸이 허한 병)

김기병 참솔한의원 원장
김기병 참솔한의원 원장
몸이 허하다라는 말을 많이들 쓴다. 최근 현대인들은 육체적인 노동은 적게하나 정신적인 업무가 늘었고 전기불과 교통발달로 노동시간은 더 많아졌다. 음식이 풍족하고 육체적 활동이 적어도 허손병 환자들이 많은 이유이다.

허(虛)는 크게 인체를 구성하는 유형의 형질이 부족해지는 것과 기능이 쇠약해지는 것으로 크게 구별된다. 전자는 신체를 구성하는 물질적인 부족으로 육신을 움직여서 체력을 소모하는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후자는 활력을 일으키는 힘의 부족으로 과도한 감정의 기복과 많은 생각 등으로 정신력을 소모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또한 허손병은 전신적인 경우와 계통적인 경우로도 나눌 수 있는데 인체의 기혈이 모두 허해 기력이 약해지고 체중이 감소되는 것은 전자이고 기, 혈, 소화, 호흡, 비뇨, 정신 등 어느 생리계통에 국한되어 허손이 시작된 것은 후자에 속한다.

모름지기 신체가 허손되면 질병에 대한 방어력이 약해지므로 허손이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허손하기는 하나 다른 병이 발생하는 것 없이 그저 허약해진 몸 상태를 유지하며 생활하는 경우도 있다.

허손병의 일반적인 증상은 기운이 없고 어지러움, 호흡이 짧고 쉽게 숨이 참,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많이 남, 평소는 괜찮은데 잘 때만 땀이 남, 식사량이 줄고 소화가 잘 안됨, 살이 빠지고 피부가 거칠어짐, 맥이 가늘고 약해짐, 건망증이 생기고 잘 놀람, 성욕과 정력이 감퇴됨, 매사에 의욕이 상실됨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밖에 오장육부를 비롯한 생리적 계통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들이 겸해서 발생하게 된다. 치료는 무엇보다도 허손의 원인이 무엇이며 어느 계통에서 발생한 것인지 진단해 치료를 결정하되 보기, 보혈, 보정, 보신과 해당 계통에 따른 보조적인 치법을 사용해야 한다. 폐계와 신계가 허쇠하면 진양과 기력이 쇠약해져 정력감퇴, 성장부진, 이명, 마른기침, 짧은 호흡, 수면 시 땀이 나는 증상 등이 생기며 이런 경우 신장의 음을 보하여 폐의 음을 채워주는 치료방법을 사용한다. 기와 혈이 모두 크게 허한 경우에는 항상 피곤하고 기력이 없고, 추위를 많이 타고, 헛땀을 자주 흘리며, 소화가 잘 안되며 정력이 감퇴되고 근육이 줄어들고 힘이 빠지게 된다. 이 경우에는 기와 혈을 보하며 정을 보하거나 비위, 간, 신장 계통을 함께 치료해야하는 치법을 사용한다. 심신이 쇠약해져 건망증이 생기고, 잘 놀라며, 불면, 음식생각이 없음, 허열이 뜨고 불안하고 초조하며 전신 여기저기가 아픈 증상이 생기는 경우에는 심장의 영혈을 채우고 비장의 기능을 보하는 치료방법을 사용한다. 근육에 힘이 잘 안 들어가고 마르며 다리가 차갑고 무릎이 시큰거리며 오래 걷지 못하고 발기부전과 조루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신장의 양과 음을 보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 이 외에도 음양한열표리허실과 오장육부의 기능저하에 따라 치료법은 변화가 다양해진다. 한의학의 치료법은 인체의 조화평형을 맞추어주는 방법으로 부족하면 채워주고 넘치면 덜어주는 방법이 큰 틀이다. 그러므로, 허손병의 치료의 방법은 부족한 계통을 찾아 채워주는 것이다. 내 몸과 마음에 부족한 부분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욕심을 버리고 규칙적이고 절제된 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기병 참솔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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