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보령시장
김동일 보령시장
인류 역사상 동서양의 문명 발전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아마도 실크로드(Silk Road)가 아닐까 생각한다.

실크로드는 고대 중국과 서역 각국 간에 비단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무역을 하면서 정치·경제·문화를 이어 준 문명의 통로였다. 이 길을 통해 동양과 서양은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고 서로에게 필요한 문물을 교류하며 새로운 문명을 꽃피워 왔다.

문명의 발달과 탄생은 교통 발달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교통의 불편은 지역적 고립으로 이어져 문명의 후진성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반면 교통의 발달은 문명 탄생의 산파 역할을 해왔다.

교통 통신이 발달한 현대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가 지난 1970년 국토의 대동맥인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한 이후 눈부신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이루며 전국이 1일 생활권으로 바뀌어 국민들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졌다.

현재 우리 보령시와 대전광역시 그리고 충북 보은군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사업은 총 길이 122km의 왕복 4차선 도로로 약 3조 1530억 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도로는 국가간선도로망계획의 동서 3축과 4축 중앙에 위치한다. 그동안 3축과 4축 사이가 다른 지역의 노선보다 상대적으로 넓어 동서 국토 균형발전을 위한 신규 노선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지난해 12월 국토기본법상 최상위 국가공간계획인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반영되어 1차 관문을 통과한 상태다. 현재는 고속도로 건설을 가시화할 수 있는 정부의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 반영을 앞두고 우리 시를 비롯한 10개 자치단체가 정부에 공동건의문을 제출하는 등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부터 보령시와 10개 자치단체가 T/F를 구성하여 노선에 대한 의견 수렴과 타당성 평가용역을 발 빠르게 진행해 왔다.

현재 자체분석 결과 사업의 타당성 및 경제성도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지만 충청내륙인 대전과 세종, 청주 지역 시민들은 바다를 접하기가 매우 어렵다.

동해나 남해로 가려면 최소 2시간 이상 걸리고 서해도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 도로가 놓이면 충청내륙 어느 지역에서든지 1시간 이내에 바다를 볼 수 있다.

우리 보령 앞바다에는 머드축제로 유명한 국민휴양지 대천해수욕장과 신비의 바닷길 무창포해수욕장, 그리고 90개의 아름다운 섬 등 관광자원이 무궁무진하다.

현재 지구환경 보전 등으로 개발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정된 관광자원을 다른 지역의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지역 균형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현재 대부분의 인구와 기업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물류비 및 운송비가 줄어들어 기업의 지방 이전이 가능하게 되고 인구 분산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교통의 발달로 접근성이 향상되어 관광산업 등 관련 산업도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이 도로가 건설되면 현재 추진 중인 국도 77호선 보령-태안 도로 건설 공사와 연계해 충청·대전·경북강원을 잇는 광역교통망 구축이 가능해진다.

인류가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의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고 문명을 발전시켜 왔듯이 보령-대전-보은 간 고속도로도 우리나라 동서지역을 잇는 실크로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에 충청권 500만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정부의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이 사업이 반드시 반영되길 간절하게 바란다. 김동일 보령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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