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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산책] 코드는 풀고 퍼즐은 맞춰보자⑤

2020-05-12기사 편집 2020-05-12 07: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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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최길하 시인
사회? "빽이지"



"빽이지" 가랑비 속을 걸어가며 딸과 어머니가 주고받는 말이다. 파문이 일었다.



멈췄던 사회가 풀렸다. 수많은 점들(인파)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사회? 곰곰 생각하며 걷는데 늦둥이 막내딸인 듯한 소녀와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어머니의 한숨 섞인 말이다. 적당한 거리두기(?)로 따라가며 엿들으니 딸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땄는데 취직이 안 된다"고 한숨을 쉬고 어머니는 "빽이 있어야지" 공기 반을 품어 말을 받는다.



'빽' 어쩌다 빽이 사회의 주류가 됐는가. 금수저 아빠찬스가 다 빽이다. 직원 몇 백 명을 뽑는데 '빽'만 작용했던 도박장 공기업(?)도 있었다. 빽의 네트워크다. '나는 뭐 줄테니 넌 뭐 줄래'다. 카르텔동맹이다. 공기업은 자회사 만들어놓고 퇴직해서 일자리 확보하고 힘 있는 공직자는 사기업 편 봐주고 자리를 만든다. 빽이 사회의 시스템 조직화 되고 있다. 힘 있는 사람들이 빽으로 다 쓸어가니 딸은 '공부하면 뭐해' 하고 엄마는 '빽이 있어야 하는데' 하는 것이다. 속 모르는 위정자들은 창업하란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기다.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것은 미스 미스터트롯 밖에 없다. 미스트롯이 어디 그리 쉬운가?



평등 공정 정의를 외쳤다. 그러나 빽은 장마에 잡초 나듯 끈질기게 돋아난다. 어떤 드라마 대사처럼 "식구가 뭐이 별가갖습네까? 같이 노놔 먹으면 그거이 식구인 게지, 세상에 공짜라는 건 없씁네다"다. 무너진 역사 앞에는 항상 이를 증명하는 사회풍토가 있었다. 역사책 속을 보면 다 그럴 사연의 사회현상이 작용했다.



역사는 뉴턴의 고전물리학처럼 인과고 사회는 현대물리학의 양자역학처럼 불확실성의 메커니즘이다. 뉴턴방정식은 F=ma로 시공간좌표로 표시된다. 미사일을 쏘면 날아가는 시간이 어떤 길을 그리며 언제 어디에 떨어질지 산수적 계산이 가능하다. 역사는 사회현상이 그리는 방정식그래프다.



그런데 현대물리학이 말하는 입자의 미시세계는 파동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도무지 x-y좌표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리(定理)는 할 수 없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공리(公理)다. 사회의 특성도 무한변수가 작용 해 예측 할 수 없는 확률로만 존재한다는 양자역학 같다. 나비의 날개짓에도 태풍이 들어있다지만 시공을 예측 할 수는 없다.



역사는 우리 인체의 5감과 같은 물리적 전기신호고, 사회는 마음 생각 같은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호르몬이었던 것이다. '내 안엔 또 다른 내가 너무 많아'인 것이다.



역사도 사회도 다 운동에너지다. 지금 가장 큰 운동에너지는 '빽'이라고 빗속을 걸어가는 두 모녀가 빽빽 하는 것이다. 빽은 질서를 무너뜨리고 예측 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카오스를 키운다. 공정이 무너지고 평등이 무너지고 정의가 무너진다. 사회라는 마음이 무너지고 육체인 역사가 무너진다. 적폐 중에 적폐다. 20대 청년들이 분노하고 한숨 쉬는 원인이다.



신라가 통일을 이룰 때 이데올로기는 화엄사상 이었다. 평등의 균형으로 하나 되는 사회통일장이론이다. 나라가 어지럽고 폐망할 땐 빽이 판지는 불평등사회에서 일어났다. 작은 떨림(관세음)이 모여 큰 울림(화엄)이 되고 공명(우주율)을 이룬다.



"빽!" 두 모녀가 일으키는 파문이 사회지도층의 가슴을 흔들면 좋겠다. 낮은 주파수가 모여(공명) 4.6킬로미터의 거대한 다리가 파도치듯 흔들리는 중국 발 뉴스가 모니터에 떴다. 기상학자가 어느 날 기상변수 0.506127...이란 값에서 0.506만 취하고 나머지 0.000127는 무시하여 버렸더니 버린 값이 태풍으로 변했다(나비효과)고 한다.

최길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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