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응접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신한 금융지주는 지난 해 사상 최고 순이익을 기록하며 라이벌인 KB금융지주의 추격을 뿌리치고, 국내 금융지주회사 연간 순이익 1위를 지켜냈다. 9년 동안 지켜온 선두자리를 지난 2017년 KB금융지주에 내줬지만, 2018년부터 2년 연속 1위에 올라 `한국 리딩금융지주`의 지위를 되찾은 것이다. 이는 저금리와 세계적인 경기침체, 증시 불안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고객신뢰를 기반으로 다양한 혁신경영을 추진함으로써 그 성과가 실적호조로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전반적인 평가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오는 2023년까지 3년간의 임기로 연임에 성공한 조 회장은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제2기 경영에 돌입했다. 조 회장은 `2020 프로젝트`라는 중장기 경영전략을 수립해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별로 올해 내 1등 사업부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비전과 목표 달성을 가능하게 할 추진 동력은 `One Shinhan(하나의 신한)`"이라며 "이는 그룹사의 단순한 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한금융그룹을 남과 다르게 하는 차별적 경쟁력이자 기존에 없던 금융을 창조해가는 현장의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즉, `하나의 신한`은 계열사간 업무의 경계와 사업부문 경계를 떠나 유기적으로 연결돼 차별화된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GIB부문, GMS부문, Global사업부문, WM사업부문과 함께 지난 해 6월 계열사들의 퇴직연금사업을 총괄하는 `퇴직연금 사업부문`을 추가로 만들면서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려는 게 대표적 사례다. 매트릭스(Matrix)는 기존에 계열사별로 따로 운영하던 사업을 사업 단위별로 묶어 지주가 총괄하는 조직으로, 계열사 사이의 역량을 활용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글로벌부문, 디지털부문, WM부문, IB사업부문, 그리고 투자운용사업(GMS) 등을 매트릭스 조직으로 재편해 지주 차원에서 총괄하는 체제를 꾸렸다"며 "이를 바탕으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은행에 치중됐던 신한금융의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또한 취임 이후 국내외 인수합병시장에서 적극적인 추진력을 발휘했다. 국내에선 생명보험업계 5위인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했고, 부동산신탁 업계 7위 규모의 아시아신탁을 인수했다. 해외에서는 호주 ANZ은행의 베트남 리테일 사업부문을 인수했고, 지난 해 9월에는 영국 Prudential 그룹의 베트남 소매금융 사업부문을 사들였다. 조 회장은 "취임한 뒤부터 꾸준히 인수합병이나 추가 법인설립 등을 통해 비은행부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새 시장과 성장동력을 얻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기회가 생길 때 인수합병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해외진출에도 두각을 보였다. 조 회장은 지난 2015년 신한은행장 당시 동남아를 중심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흥국 현지 전문가를 키우는 등 해외사업에 주력한 동시에 글로벌사업컨설팅 TF팀을 꾸려 각 개별 국가에 특화된 사업모델을 수립하고 지원방안도 마련했다.

특히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국내 은행의 대표적 해외진출 성공사례로 꼽힌다.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뒤에는 베트남에서 Retail사업 확장과 소비자금융부문을 인수하는 등 해외에서 제2의 신한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다. 또한 그룹 계열사가 동반 진출해 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홍콩, 카자흐스탄, 미국 등에 `컨트리헤드(Country Head)` 제도를 도입해 그룹사의 효율적인 관리 및 해외에서의 그룹사간 협업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그룹사 CEO 및 각 부문장에게 폭 넓게 권한을 위임함으로써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신한은행장 시절부터 전결권을 폭 넓게 위임하는 대신 채임을 묻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는 "임직원과 굳이 대면하지 않아도 될 사안은 비대면 결제 프로세스를 통해 언제 어디에서나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레드팀(Red Team)` 제도를 도입, 임원들 중 두 사람을 지정해 원래 세웠던 사업계획의 허점을 분석·비판하고 무산시키는 역할을 맡김으로써 실용성과 다양성을 조직에 심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타적인 순혈주의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금융투자, 보험, 자본시장과 연관된 그룹 계열사에는 은행 출신을 CEO로 앉히지 않고, 과감하게 외부 전문가를 영입함으로써 경쟁력 강화를 도모했다"고 강조했다.

신한은 고객 및 지역 사회와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을 실천하는 금융기업이다. 소외된 이웃이나 기업에게 따뜻한 금융의 온기를 전달하는 활동을 연중 진행 중이며, 미래의 신기술 개발이나 아이디어가 풍부한 미래 창업자들을 위한 지원도 활발하다.

특히 최근에는 충청지역 공공기관 및 대학 기관과 함께 디지털 분야와 창업 활동을 지원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해 8월 카이스트(KAIST)와 AI(인공지능) 금융 알고리즘의 공동연구를 위해 산학협력 업무 협약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이 협약에 따라 `신한-카이스트 AI 금융 연구센터`를 설립, 카이스트의 전담 교수진과 신한금융 실무진이 함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센터에서는 AI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알고리즘을 개발해 고객의 금융상황을 파악하고, 고객별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 맟춤형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또한 지난 해 말 대전 유성구 일원의 스타트업 파크 조성 자금으로 1000억 원을 투자키로 대전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전 대덕 특구에는 정부 출연연구기관들이 많이 소재하고 있어, 언제든지 벤처기업 창업 전선에 투입될 인적 자원들이 풍부하다. 즉 스타트업 파크 창업을 위한 인적환경 조건은 충족됐지만, 재원 조달이 난제였던 상황에서 대전 출신인 조 회장의 과감한 경영적 판단에 따라 `유성밸리`의 성장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조 회장은 "`고객 최우선`이라는 불변의 원칙 아래 신한을 선택한 모든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와 최상의 경험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선도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특히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창업기업),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따뜻한 금융`의 온기를 전하는 사회적 책임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조용병 회장은

세계금융위기를 기회로 대전 출신 정통 `신한맨`

조용병(67)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대전에서 태어나고 초·중·고를 졸업한 토박이 출신이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친 조 회장은 1984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33년 만에 은행장까지 오른 정통 `신한맨`이기도 하다.

입사 14년 후 경기도 성남소재 미금동지점 지점장을 맡았으며, 신한은행 인사·기획부장, 강남종합금융센터 센터장(2006년) 등을 거쳤다.

2007년에는 미국 뉴욕지점에 지점장을 맡았는데, 부임하자 마자 리먼브라더스 파산을 비롯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등 사상초유의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이 때 조 회장의 냉철한 판단력과 뚝심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더더구나 시도해보지도 않았던 "FRB(미국 연방준비제도 은행)에 지원을 받을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실천한 것이다. 결국 자금지원을 받아 뉴욕지점의 유동성 부족을 해소함은 물론 어려움을 겪고 있던 본점까지 지원한 사례는 조 회장의 위기 대응 능력을 돋보이게 하는 사례로 아직까지 회자된다.

이후 본사 글로벌사업그룹장을 맡으면서 아시아 금융벨트를 구축하는데 기반을 다진 뒤, 경영지원그룹 전무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리테일부문 겸 영업추진그룹 담당 부행장을 역임했으며,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거쳐 2015년 신한은행장에 올랐다. 2년 뒤인 2017년 3월 신행금융지주 전체를 이끄는 회장직에 취임했다.

조 회장은 소탈한 성격과 삼촌 같이 친근한 이미지로 `엉클(uncle) 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업무면에서는 신중하고 꼼꼼하며, 기회를 잡으면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강한 추진력과 전략가적 면모를 두루 갖춘 리더십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평소 대외적인 격무에도 불구하고 동료 직원들을 꼼꼼히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며, 스스로도 조직의 인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리더의 첫 번째 덕목으로 꼽는다. 신한 내 신망이 두터워 노동조합에서도 그의 연임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는 후문이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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