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마이펫] 동물병원 진료의 특이성

2020-05-11기사 편집 2020-05-11 07:59:22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외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핀터레스트
  • 기사URL 복사

첨부사진1이동관 24시 대전동물의료센터 원장
동물의 질병을 치료하다 보면 가끔씩 '넌 어디가 아픈거니?'라고 묻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의 진료에서 문진(질병에 대한 질문과 답)은 의외로 많은 오진을 불러 일으킨다. 문진을 통해 질병에 대해 잠정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에 어떤 국가의 오진률은 50%에 육박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본인이 느끼는 통증에 대해 설명을 하다 보니 그것에 초점을 맞춰 치료가 이뤄진 탓이다.

그러나 동물을 진료할 때는 본인이 느낀 점이 오진에 미치는 영향이 혀전히 줄어든다. 본인의 문제점을 이야기 할 수 없는 것이 그러하고 대부분의 증상이 보호자를 통해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볼 때 동물병원은 사람으로 치면 소아과 진료와 가장 비슷하다.

소아의 경우 두려움 때문에 병원에 오면 아픈 부분을 숨기려 하기도 하고 주사를 맞거나 처치 행위를 할 때도 참을성은 없다.

대부분의 아픈 '증상'을 가지고 치료를 계획하게 되는데 이를 '대증치료'라고 하게 되며 이는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에 대한 치료라기 보다는 현재 나타난 증상을 줄이기 위함이다.

질병 초기 단계에서 이 '대증치료'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질병으로 인한 손상을 최소화 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손상을 막기 위해 빠른 처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상이 완화되거나 줄어들면 그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이 감춰지는 경우가 많고 이는 잦은 재발이나 치유 불가능하거나 혹은 치료가 어려운 상태로 진행될 수 있다.

동물병원에서 많은 부분의 진단을 검사에 의존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단지 속이 좋지 않다거나, 어지럽다거나 정도의 질병의 초기 단계의 이상을 환자가 호소하지도 않고 보호자가 찾아내기도 힘들다. 대부분 상태의 심각성이 높아지고 그것이 '증상'으로 유발되었을 때 보호자의 눈을 통해 발견이 되어야 그제서야 '아프다'를 인지하게 되는 것이다.

'아프다'의 개념도 다양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구토나 설사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안절부절 못해요', '평소와 다른 것 같아요'로 이야기 되기도 한다.

많은 부분을 경험이나 증상으로 유추하여 잠정적 진단을 가지고 치료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상여부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검사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동물병원의 특이점이다.

특히 노령기의 동물은 검사가 더욱 중요해진다. 이 시기에는 호르몬의 변화와 노화로 인해 많은 신체적 변화를 거치게 된다. 반려동물의 경우 평균연령이 17세 정도임을 감안하면 노령기가 전체 삶의 60% 정도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시기의 건강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많은 경우 반려동물이 아픈 부분에 대해 '나이가 많아서' '노화로 인한 문제'로 단정지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일부 일리있는 이야기지만 그보다는 기능감소, 호르몬변화, 대사율감소 등으로 인한 신체적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경우도 많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요약하자면, 동물의 경우 '대증치료'가 가능한 질병의 초기 단계에 질병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환자에게서 질병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고 보호자를 통해서만 증상을 유추하게 되기 때문에 좀 더 명확한 진단이나 위험도가 높을 수 있는 질병에 대한 조기진단을 위해 행해지는 여러 가지 검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동관 24시대전동물의료센터 대표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