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철도 지하화 사업은 본지가 대전 도심을 관통하는 철도 때문에 지역이 동서로 갈리면서 지역 간 불균형과 원도심 슬럼화를 가져와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도를 통해 대전지역 핵심 과제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랄 수 있다. 2006년부터 5000억 원 가까운 국비가 투입돼 경부선 철도변 정비사업을 벌여온 터라 이 구간을 지하화 하는 것은 난망해 보였다. 수차례 본지 보도에도 불구하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시가 전체 구간 지하화로 돌아선 건 전향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철도 지하화 구간은 도심 상부를 지나는 대덕구 신대동에서 동구 판암 나들목까지 13km로 경부선과 호남선 철도가 대전 5개 자치구를 모두 훑고 지난다. 이 때문에 지역 간 인적, 물적 교류가 차단되고 철도변 인근 지역에선 소음과 진동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이 구간이 지하화 되면 대전의 숙원사업인 원도심 활성화와 지역민을 위한 녹색순환도시 조성에 한걸음 다가가게 된다. 게다가 철도가 사라진 땅을 활용해 상업지구 개발과 아파트형 공장 신축 등 경제기반 시설을 갖춤으로써 지역경제 발전도 견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지하에 전용 철로가 만들어지면서 열차의 표준 속도가 높아지고 철도 사고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이중삼중의 효과가 기대됨은 자명하다.
대전 철도 지하화 사업은 대전을 개조하는 수준의 매머드급 사업이 될 전망이다. 이 사업이 특별히 주목을 끄는 것은 대전역 재정비와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다. 정부 여당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도시미관을 해치고 상권을 쪼개는 철도가 버티고 있는 한 미래 대전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다. 정부는 사업 타당성 검토를 위한 연구용역비 35억 원을 국비에 반영해 추진 의지를 먼저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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