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1부 임용우 기자
취재1부 임용우 기자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임금과 스승, 아버지의 은혜는 다 같다는 뜻이다.

남자중심의 사상을 가졌던 과거에는 아버지만 포함됐던 것이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모에 대한 존경은 항상 중시돼 왔다.

1973년 제정된 우리나라의 어버이날은 1955년 8월 만들어졌던 어머니날을 근간으로 한다.

어머니날은 1913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정해진 뒤 전세계적으로 확대됐다.

길거리의 담벼락, 집과 빌딩의 문, 학교와 관공서의 꼭대기 층마다 `충효`라는 글자를 내걸기도 하고 부모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은혜를 되새겼다.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의 은혜에 감사한 마음을 갖기 위해 만들어진 이 날은 최근 하나의 기념일로 전락했다.

부모와 소통하고 정을 나누기 보다는 선물을 주고 받는 수준의 날이 된 것.

최근 자녀와 동거 비율도 줄고 가족간의 거주지역도 대학, 직장 등의 이유로 멀어지며 나온 현상이다.

과거와 같이 강제적인 효도는 분명 없어져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최근 사례를 보면 부모를 공경하기 보다는 거추장스럽게 여기는 경우가 눈에 띈다.

자녀가 가정환경 등을 이유로 부모를 살해하거나 폭행하는 경우마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1980년대 들어 수출경제 호황으로 살림살이가 펴지기 시작하자 이를 겨냥해 백화점 등에선 효도선물 기획전을 벌였다. 한우, 로열젤리부터 효도관광 등까지 다양한 상품이 지금까지 어버이날 선물로 자리해왔다.

효를 중시하던 우리나라의 모습과는 대비된다. 예로부터 예를 중시했던 것은 모두 뒤로 하고 눈앞의 먹거리가 걱정이다.

하지만 자녀들에게는 최선을 다한다. 중국 1가정 1자녀 정책이 만들어냈던 소황제 문화가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판 소황제, 골드 키즈가 바로 그것이다.

자녀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은 부모로서 당연한 의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부모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된 것이 당연해졌다는 점은 깊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성장과정에 있어 많은 것을 희생해준 부모님께 이번 어버이날에는 선물보다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취재1부 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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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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