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술의 발달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도 화상회의와 강의를 가능하게 했고, 문화예술계 안에도 어느 때보다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단기적으로 현 상황만을 고려하면 다행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장기적 문화예술이 가야할 방향 속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공연장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감대와 현장감, 직접예술인 연극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마치 역사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고대의 유산처럼 남겨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초기의 음원시장에서 공들여 만들어진 앨범들이 대중에게 외면 받았듯이, 무대에서 살아 숨 쉬는 배우들의 호흡마저 관객들에게 외면 받게 되는 날이 오면 어쩌지? 지나친 걱정이 앞선다.
대전연극제 행사 중 쓸쓸했던 공연장을 떠올리면 당연히 마주하던 관객들이, 공연의 시작을 알리던 힘 있는 박수소리가, 공연이 끝난 뒤의 기분 좋은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여간 그리울 수가 없다. 다시금 공연장에서 생생히 관객을 마주하고 함께 웃고 울며 즐길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돌아오기만을 바라본다. 그저 지금은 고생하는 많은 의료인들과 정부부처 관계자들을 응원하며 코로나19의 종식만을 기다린다.
이아롱 대전연극협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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