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롱 대전연극협회 사무처장
이아롱 대전연극협회 사무처장
코로나19의 여파로 문화예술계가 고충에 시달리고 있다. 지금의 사태에 어느 직종인들 앓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마는 몸 담고 있는 분야의 고충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살아남기 위한 문화예술계의 노력중 하나가 MBC `놀면뭐하니?`의 `방구석 콘서트`를 시작으로 한 스트리밍, 라이브 방송이다. 지난 4월 제29회 대전연극제 역시 무관중, 라이브 스트리밍을 시도하였다. 관객이 없이는 존재 할 수 없는 연극의 무관중 공연이라니.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상황이었으나 한편으로는 여러 대중에게 연극이라는 장르를 노출 시킬 기회로 작용하기도 했다.

IT기술의 발달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도 화상회의와 강의를 가능하게 했고, 문화예술계 안에도 어느 때보다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단기적으로 현 상황만을 고려하면 다행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장기적 문화예술이 가야할 방향 속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공연장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감대와 현장감, 직접예술인 연극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마치 역사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고대의 유산처럼 남겨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초기의 음원시장에서 공들여 만들어진 앨범들이 대중에게 외면 받았듯이, 무대에서 살아 숨 쉬는 배우들의 호흡마저 관객들에게 외면 받게 되는 날이 오면 어쩌지? 지나친 걱정이 앞선다.

대전연극제 행사 중 쓸쓸했던 공연장을 떠올리면 당연히 마주하던 관객들이, 공연의 시작을 알리던 힘 있는 박수소리가, 공연이 끝난 뒤의 기분 좋은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여간 그리울 수가 없다. 다시금 공연장에서 생생히 관객을 마주하고 함께 웃고 울며 즐길 수 있는 날이 하루라도 빨리 돌아오기만을 바라본다. 그저 지금은 고생하는 많은 의료인들과 정부부처 관계자들을 응원하며 코로나19의 종식만을 기다린다.

이아롱 대전연극협회 사무처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