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구 민원실에 익명의 기부자가 놓고 간 면 마스크 48개와 손편지. 사진=유성구 제공
유성구 민원실에 익명의 기부자가 놓고 간 면 마스크 48개와 손편지. 사진=유성구 제공
대전 유성지역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주민들의 따뜻한 미담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이름 없는 한 주민은 남몰래 면 마스크를 기부한 뒤 사라졌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이 감염병 여파로 제때 끼니를 챙기지 못할까 밑반찬을 나누기도 한다. 26일 유성구에 따르면 최근 구청 민원실에 익명의 기부자가 찾아와 면 마스크 48개가 담긴 종이가방을 몰래 두고 갔다. 종이가방에 있는 손편지에는 "관내 코로나19 확진 차단을 위해 물심양면 노력해 주시는 유성구 방역관계자들과 공무원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대전 유성의 영웅이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적혀 있다.

이 기부자는 이어 "자영업자로서 많이 힘겹고 아픈 시간이지만 저 혼자만이 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긍정의 마인드로 굳건히 이겨내고 있다. 이 난국도 조만간 옛 추억이 될 날이 올 거라 믿으며 살아가고 있다"며 "부족하나마 작은 보탬이라도 될 수 있는 행동에 적극 동참하고자 청각장애인을 위한 마스크를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구 수화통역센터 회원들에게 마스크를 전달하기로 했다. 구즉동 행정복지센터 새마을부녀회 회원 17명은 열무김치, 멸치볶음 등 다섯 종류로 밑반찬 세트를 만들어 지역 저소득 가정 60가구에 전달했다. 김현옥 회장은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경제사정이 더 어려워진 취약계층 주민들이 건강을 잃을까 걱정이 들었다"며 "회원들도 어려운 상황일수록 소외된 이웃에게 꾸준한 관심과 나눔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밑반찬을 정성스레 만들었다"고 했다.

`코로나블루`를 함께 이겨내자며 꽃 심기에 나선 주민들도 있다. 코로나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다.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으로 우울감이나 무기력 등 정서적 불안을 호소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5일 노은2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회장 정문수)와 새마을부녀회(회장 박미선) 회원 20여 명은 주성천과 아파트 인근 공원, 시내버스 승강장을 청소하고 자투리 공간에 봄꽃 1200여 본을 심었다. 정문수 회장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지친 이웃들이 활짝 핀 봄꽃을 보며 위안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회원들과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함께하는사랑밭 전북지부는 유성구행복누리재단에 코로나19 구호물품 상자 50개를 기탁했다. 구호물품 상자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KF94 보건마스크, 손 소독제, 즉석밥, 국 등 식료품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 취약계층에 전달됐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줘 감사하다"며 "주민들과 함께 경제 위기를 조기 극복하고 지역사회 공동체가 회복될 수 있도록 내실 있는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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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즉동 행정복지센터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지역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할 밑반찬 세트를 만든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유성구 제공
구즉동 행정복지센터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지역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할 밑반찬 세트를 만든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유성구 제공
노은2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와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시내버스 승강장 인근에 봄꽃을 심고 있다. 사진=유성구 제공
노은2동 새마을지도자협의회와 새마을부녀회 회원들이 시내버스 승강장 인근에 봄꽃을 심고 있다. 사진=유성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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