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비서 성폭행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하차 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의 성 비위 사건이 또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한 여성 공무원을 성추행 했다며 스스로 사퇴 의사를 밝힌 것.

오 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한 사람을 5분간 면담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접촉이 있었고 강제추행으로 인지했다"며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직자로서 책임지는 모습으로 남은 삶을 사죄하고 참회하면서 평생 과오를 짊어지고 살겠다"며 "모든 잘못은 저에게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시장 집무실에서 한 여성 공무원과 면담 중 이 여성의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 여성은 부산성폭력상담소를 찾아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렸고, 오 시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의 사퇴 이후에는 변성완 행정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을 맡아 부산 시정을 이끌게 된다. 이와 함께 오 시장 취임과 함께 시청에 입성했던 정무 라인은 일괄 사퇴할 예정이다. 오 시장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치러질 예정이다.

이로써 오 시장은 안 전 충남도지사에 이어 성비위로 중도하차한 두번째 광역단체장이 됐다.

앞서 안 전 지사는 2017년 7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수행비서 김지은 씨를 4차례 성폭행하고 6차례에 걸쳐 업무상 위력 등으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김씨 진술에 의문점이 많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 받았지만 2심 재판부는 1심 결과를 뒤엎고 징역 3년 6월을 선고, 안 전 지사를 법정구속했다. 이후 지난해 9월 대법원은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징역 3년 6월을 확정했다.

한때 충청 출신 잠룡이자, 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부각됐던 안 전 지사는 해당 사건으로 인해 정치적으로도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됐다.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