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현역과 당선자 연석회의 제안

자택 나서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전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비대위원장에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기로 했다. 2020.4.23 [연합뉴스]
자택 나서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자택을 나서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전날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비대위원장에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하기로 했다. 2020.4.23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지도부가 4·15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했지만, 당내 찬반론이 분분하다.

무엇보다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심재철 원내대표가 조만간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만나 비대위원장 수락 여부를 놓고 담판을 짓기로 한 가운데, 당내 논란이 증폭되는 형국이어서 비대위 출범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종인 비대위`를 둘러싼 갈등 요소는 비대위 전환을 결정하는 방식에 대한 이의제기와 김 전 위원장의 전권 요구에 대한 반감 등 두가지다. 전날 발표된 전화 설문조사 결과 `김종인 비대위` 찬성이 43%, 조기 전당대회 찬성 31%로, 비대위 찬성비율이 높았으나, 어느 쪽도 과반을 점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심 원내대표가 처음부터 김종인 비대위를 추진하는 데 방점을 찍고 무리하게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번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조해진 당선인은 23일 입장문을 내고 "김종인 비대위가 무엇을 할 수 있냐"며 "비대위원장을 맡는 조건으로 무제한의 임기와 당헌당규를 초월하는 전권을 요구하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오만한 권위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방송인터뷰에선 "이런 체제를 받아들이는 것은 21대 84명의 당선자가 당을 스스로 다스리거나 개혁할 능력이 없는 정치적 무능력자, 정치적 금치산자들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라며 "`무기한·전권 비대위` 요구가 모욕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주까지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 찬성했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는 전날 SNS를 통해 "아무리 당이 망가졌기로서니 기한 없는 무제한 권한을 달라는 것은 당을 너무 얕보는 처사"라며 "차라리 `헤쳐 모여` 하는 것이 바른 길"이라고 말을 바꿨다.

물론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인물면에서 김 전 위원장을 대체할 수 있는 경륜과 실력을 갖춘 중량감 있는 인사를 더 이상 찾기 힘들고, 기한과 권한을 일정 부분 보장해주지 않으면 대선시계에 맞춘 내부 정쟁에 휩싸일 우려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1대 국회에서 당내 최다선(5선)이 되는 정진석 의원은 "그동안 위기를 `자강론`으로 돌파한 사례가 없다"며 "`왜 김종인이냐`는 질문은 `중도 성향에 위기 극복 경험을 가진 경제전문가`라는 말로 설명이 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정 의원은 또 당선자 총의를 모아 김종인 비대위 출범에 힘을 실어주자는 취지로 심재철 원내대표에게 "현역 의원과 21대 당선인들의 합동 연석회의를 갖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 다른 중진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다수 의견으로 갈 수밖에 없다. 비상 상황에서는 `다른 의견도 있었다`고 적어놓고 길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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