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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 피아니스트에게 베토벤이란

2020-04-24 기사
편집 2020-04-24 07: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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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박상희 피아니스트
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으로, 국내외에서 많은 공연이 베토벤 작품으로 기획되었다. 국내외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피아니스트들의 베토벤 연주회도 많은 기대를 불러모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코로나로 인하여 공연들이 무산되거나 연기된 경우가 많다.

피아니스트에게 베토벤이란 평생 지녀야 하는 어떤 숭고한 것과도 같다. 다른 악기 연주자들에게도 베토벤이 중요하겠지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전문적인 연주자로 무대에 서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요구되는 레퍼토리로서 평생을 함께하게 된다. 작품도 방대할 뿐 아니라 특정 형식이나 시대에 절대적으로 갇혀있는 작품들이 아니어서 베토벤을 규정할만한 연주법을 찾기도 어렵다. 그래서 피아니스트에게 베토벤은 언제나 시금석과도 같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는 총 32개의 작품으로 그 시기마다 베토벤이 추구한 음악적 이상향이 매우 다양했음을 보여준다. 초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 그의 작품을 분석하는데, 당대의 유명한 거장들이었던 작풍을 이어받은 초기를 지나 중기에 이르러서는 그의 독보적인 스타일의 작품이 드러나는 것을 보고 음악에서의 일대 변화를 감지할 수 있게 된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으며 시적인 흐름으로 구성되는 음악은 고전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청자로 하여금 주관적 환상을 일으키는데 충분했다. 그래서 그의 소나타에는 '월광', '전원', '열정', '템페스트' 등 표제가 붙은 곡들이 많다. 출판사가 베토벤의 유명세를 업고 달아버린 제목도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비창'과 '고별'은 베토벤 스스로가 붙인 제목이다.

지금도 베토벤은 현재형이다. 순례자의 길을 걷듯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의 대장정에 오르기도 한다. 가장 고전적인 작품에서부터 낭만과 현대의 포문을 여는 듯한 작품까지 연이어 이어지는 그의 작품을 연주하는 것은 음악사의 흐름을 손수 되짚어 본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알프레드 브렌델, 빌헬름 켐프, 다니엘 바렌보임, 루돌프 부흐빈더, 백건우, 손민수 등 많은 걸출한 피아니스트들이 그 길을 걸었다. 그리고 현재에도 묵묵히 피아노의 길을 걷는 많은 피아니스트가 동행하고 있다. 박상희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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