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에서 충청권역은 여야 균형추 역할을 하던 투표성향이 변한 것과 함께 다선 의원들이 대거 배출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박병석 의원이 6선으로 여야를 통틀어 최다선의 고지에 올랐고, 이상민·변재일 의원은 5선, 박범계·박완주 의원은 3선으로 중량감을 보탰다. 미래통합당은 정진석 의원이 5선에 성공했고, 홍문표·이명수 의원 4선, 김태흠 의원도 3선으로 중진 반열에 올랐다. 이들은 각기 21대 국회 원 구성과 당 지도부 개편 등을 앞두고 중요 직책에 거론되는 등 확장된 충청의 정치역량을 대변하고 있다.

21대 국회 원 구성의 핵심은 누가 국회의장 등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이 되느냐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의 최다선 의원이 차지하는 것이 관례다.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것은 단연 박병석 의원이다. 영호남 지역구도가 강화되고 거대여당의 국회 지배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온건중도파이자 경륜이 풍부한 박 의원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20대 국회에서는 전반기 부의장직을 수행하며 경험도 비축해 놨다. 여당 몫 부의장직엔 이·변 의원도 적격이고, 두 박 의원은 당 원내대표 물망과 함께 상임위원장으로 거명될 정도로 성장했다. 당 지도부 개편 와중에 있는 미래통합당에서는 정 의원의 대표 하마평이 한창이고 홍·이·김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 의원은 야당 몫 국회부의장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이 국회와 당내 요직 차지 여부를 주목하는 까닭은 지역사회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은 국가 의전서열 2위라는 명예 외에도 정부의 예산 배정 등에 있어 유무형의 영향력이 있다. 만약 박 의원이 의장이 되면 충청권의 염원인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에 일대 전기를 맞을 수 있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와 함께 민주당 국회 세종의사당 추진특위 공동위원장을 맡아 힘을 쏟은 바 있다.

여야를 떠나 이들 의원들이 정치적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당내 역학구도 못지않게 지역민들의 성원과 격려가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해당 의원들 역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만 다지는 데 국한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이어간다는 의무감을 장착하고 큰 정치에 도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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