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군 장교와 병사들의 일탈행동이 잇따르면서 군의 기강해이 문제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4일 오전 1시 포천 일동 소재 한 노래방에서 포천지역 육군부대 소속 간부 A중위가 간부들과 단체로 술을 마시다가 민간인 여성을 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심지어 군내 회식 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중인 가운데 벌어진 일이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당시 함께 술자리에 동석한 B대위는 만취한 상태로 옷을 벗고 길거리에서 잠들었다가 주민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상관을 폭행하거나 성추행하는 등 하극상도 잇따랐다.

앞서 지난 1일에는 경기도 모 육군 부대 소속 병사 C(22)상병이 중대장인 여군 대위를 야전삽으로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대위는 "힘들어서 군 생활 못 하겠다"고 토로하는 C상병과 면담을 하던 도중 난데없이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C상병은 면담 도중 준비해온 야전삽으로 상관의 팔 부위를 내리친 뒤 목을 조른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육군 모 부대에서 남성 부사관 4명이 상관인 장교 숙소를 찾아가 주요 부위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같은 달 7일에는 민간인 2명이 제주 해군기지의 철조망을 절단하고 무단 침입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14일에는 공군 모 부대에서 한 병사가 서울시내 한 고교 수능 고사장에서 당시 선임병 대신 시험을 본 `대리수능` 사건이 발생했다.

영창제도가 사라지고 휴대폰 사용 가능해지는 등 군 문화가 과거에 비해 수평적으로 개선된 가운데 장병 개개인의 `일탈행위`가 도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여론은 크게 악화됐다.

육군병사로 군 복무를 마친 최모(35)씨는 "일과를 마치면 휴대폰을 하고 서로 존대말을 쓰니 계급이 의미 없는 수준"이라며 "군내 문화가 수평적으로 바뀌는 것은 분명 필요한 변화지만, 군내 규율 자체가 크게 무너져 경각심이 없어지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부석종 신임 해군참모총장의 보직 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경계태세 해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군 기강 확립과 경계 태세 확립을 주문했다. 이에 국방부는 해병대 일부 부대의 임무를 조정해 해군 주요기지의 경계력 강화를 지원키로 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규칙 위반 시 법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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