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2부 김대욱 기자
취재 2부 김대욱 기자
"온라인 개학이 맞는 말이야?" 어제 한 선배가 나에게 물었다. 그날은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개학을 맞이한 날이었다. 내가 의아한 반응을 내놓자, 그는 "가정개학이 맞는 말 같지 않아?"라고 답했다. 그간 써온 기사를 다시 들춰보니, 그의 말이 맞았다. 적합했다.

개학은 했지만, 온라인이다. 학생과 교사는 직접 마주 보지 못한다. 랜케이블을 통해 만난다. 교사는 학교에서, 학생들은 가정에서 각기 교실을 꾸렸다. 가정 개학이란 말에 고개를 끄덕였던 이유다. 온라인 개학은 수업 방식일뿐, 집에서 학습을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학부모에게도 수업 부담이 주어졌다. 걱정도 덤이다. 이제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심정은 더욱 그렇다.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을 발표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온라인 개학을 맞이한 학교의 모습은 그들의 꿈과 달랐다. 발 빠르게 움직인 학교도 있었던 반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학교도 있었다. 전자가 소수였고, 후자가 다수였다.

취재한 내용을 기반으로 이번 온라인개학을 알고리즘으로 그려보니 `교육부-교육청-학교-교사`라는 공식이 세워졌다. 순서와 방향은 위에서 아래로다. 교육부는 갑작스레 온라인 개학을 발표했고 교육청은 이에 대책을 세워야만 했다. 교육청은 일선 학교로, 학교는 교사에게 온라인 개학의 무게를 견디게 했다. 절차를 거칠 수록 단위는 작아졌는데 부담은 더 커졌다.

교사들은 고충을 토로했다. 영상을 제작할 기기가 부족했고, 어떤 기기를 사야 하는지도 몰랐다. 칠판 수업에 익숙했던 교사들에게 영상을 제작해야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을 터다. 어느 교사는 그저 개학만 준비해도 바쁠 시기에, 온라인 수업을 준비 해야 하니 벅차다고 표현했다.

온라인 개학은 엎지러진 물이니, 안착을 위한다면 발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 학교별 수업 편차를 줄일 필요가 있겠다. 수업 방식은 물론, 노하우까지 공유돼야 한다. 등교수업을 대신한 임시 방편이 아닌, 교육당국의 호기로운 발표대로 시스템 안정에 나서야 한다. 교육부는 도전이지만, 학생들은 실전이다. 취재 2부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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