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대전선병원 QPS실 팀장
이정미 대전선병원 QPS실 팀장
`간호사` 하면 보통 병동, 응급실, 수술실, 외래 간호사들부터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QPS실과 감염관리실처럼 환자들과 부대끼는 일은 많지 않아도, 위에 언급된 부서들과 마찬가지로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간호사들이 일하는 부서들도 존재한다. 그런데 잠깐, 감염관리실이 어떤 곳인지는 이름만 들어도 남녀노소 감이 오겠지만, QPS실은 병원 관계자들이 아니라면 잘 모를 것 같다.

QPS란 QI(Quality Improvement, 의료 질 향상)과 PS(Patient Safety, 환자 안전)의 합성어다. 즉, QPS실은 의료기관의 질 향상과 환자 안전을 전담한다. 예방의학의 가치가 점점 커지는 현대 의료계 흐름과 함께, 환자 안전과 관련된 병원 내 사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두어 의료 질을 향상시키자는 뜻을 담아 QI실에서 QPS실로 변경됐다. 과거에는 없었지만 현재에는 있는 부서라고도 할 수 있다.

QPS실의 주요 일과는 병원 현장 곳곳에서 의료 행위들이 안전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환자 접점 부서들에서 환자 확인을 정확히 하고 있는지, 낙상 예방 조치들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확인 및 점검하는 것이다. 환자 안전을 위한 매뉴얼들이 병원 내에서 잘 공유되게 하는 것도 QPS실의 일이다. 즉, 환자들에게 위험과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병원 각 부서에 관련 규정들을 안내하며 빈틈없이 모니터링 하는 곳이 바로 QPS실이다.

이 칼럼을 읽고 있는 독자들 중 일부는 `그럼 병원의 안전 규칙들은 QPS실에서 만드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이는 오해다. 사실, 병원 안에서도 이런 오해가 가끔 발생한다. 병원은 노동 집약도가 높아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일하는 곳이고 종합병원쯤 되면 직원 수도, 부서의 수도 매우 다양한 게 원인인 것 같다.

그러나 QPS실이 각 부서에 필요한 규칙을 전달하고 숙지하게 하며 규칙들이 항상 준수되는지 조사하는 곳이긴 하나, 규칙을 만들거나 바꾸는 일과는 거리가 있다. 가령, 병원에서 심정지 환자가 발생할 때의 대응 방침은 심폐소생술 위원회가 정한다. 누가 심폐소생술 위원회에 속할 것인지 역시 QPS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정한다. QPS실의 임무는 심정지 환자 대응 체계를 정리해 각 부서에 전달하는 일이다. 도로교통법 제정과 개정은 입법 기관이, 차량이 속도제한 구역에서 과속하는지 모니터링 하는 것은 경찰이 하는 걸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 글을 계기로, 환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사고 없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반 사항을 살피는 것 역시 간호사들의 몫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늘어나길 바란다. 간호사들은 환자 안전과 관련된 곳이라면 어디에나 있다. 그렇기에, 비록 이번 주로 예정돼 있었던 의료기관 인증평가가 코로나19로 연기됐지만, QPS실은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환자 안전을 위해 늘 촉각을 곤두세우며 환자 안전 가이드 역할을 앞장서 수행하고 있다.

이정미 대전선병원 QPS실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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