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은 20일 국회에서 본회의를 전후로 두 차례 의원총회를 갖고 당 진로에 대해 논의했다.

황교안 대표의 사퇴이후 대표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심재철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고견을 다양하게 들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의견들이 나오고 하나로 합일이 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총 참석자가) 과반은 넘었지만 압도적인 상황도 아니고, 당의 진로와 관련한 중요한 문제여서 모든 의원에게 의견을 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든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에 대해선 "전화 방식이 될지, 어떤 방식이 될지 상의를 해보겠다"며 "어쨌든 모든 의원들, 새 당선자들까지 해서 전체 의견을 최대한으로 취합해 그 의견에 따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의총에선 비대위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요구하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의 의견이 분분해 총선 이후 당 안팎에서 꾸준히 흘러나오는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선 거의 언급조차 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심 권한대행은 "김종인의 `김` 자는 다른 설명할 때 딱 한 번 나왔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염두에 둔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의총 분위기를 전했다.

5선에 성공해 당내 최다선이 된 정진석(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은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20·21대 의원들이 연석회의를 해서 전반적인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어디서 어떤 것이 잘못됐는지를 제대로 진단해야 처방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장제원 의원은 "반성하고 성찰한 시간이 필요한데, 그런 시간을 갖기 위해 비대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며 "반성할 시간도 없이 전당대회를 열어 자리를 놓고 권력 투쟁의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나"라고 주장했다.

충북출신인 박덕흠 의원은 "비대위를 하되 외부에 맡기지 말고 내부에서 맡자는 것이 3분의 2는 됐다"며 "나는 초선과 재선, 3선, 중진 등에서 2명이면 2명씩 추천을 해서 전당대회 전까지 (비대위를) 운영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통합당 최고위에서는 비대위 체제로 조속히 전환한 뒤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해 지도부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당을 수습하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심 권한대행은 오전 비공개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대다수가 신속하게 비대위 체제로 넘어가는 게 낫겠다고 했다. 전당대회를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다수 의견은 최대한 신속히 비대위 쪽으로 움직이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의총 논의를 거쳐 이를 추인할 계획이었으나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면서 당 진로 결정에는 일정기간 시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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