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월훈 대전시 시민안전실장
박월훈 대전시 시민안전실장
매년 이맘때가 되면 황사와 함께 단골손님으로 찾아오는 불청객 `미세먼지`가 모두의 관심사로 대두되곤 했다. 올 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공장 가동이 멈추고 사람들의 활동이 줄어든 영향인지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진 않지만 여전히 미세먼지는 생활 안전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블랙홀`로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든 면이 있으나 이를 틈타 불법적으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업체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고 이에 대한 계도·단속 또한 느슨해선 안 될 것이다. 20만 년 긴 인류 역사에서 우리가 주변 환경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고 끼니 걱정 없이 일상을 영위한 것은 100여 년에 불과하다. 1784년 영국에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지속적으로 산업을 발전시켜 왔다.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이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으로 발전했고 정보화·자동화 생산시스템으로 변화됐으며 현재는 인공지능과 로봇 그리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었다. 우리는 편리한 일상을 영위하게 됐지만 이의 산물로 미세먼지라는 또 다른 위협에 직면해 있다.

미세먼지는 여러 가지 성분을 가진 대기 중에 떠다니는 부유물질이다.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입자를 미세먼지라 하고 2.5㎛ 이하 입자를 초미세먼지라고 한다. 미세먼지는 발생원에서 고체 상태로 나오는(1차적 발생) 경우도 있지만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가 연소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이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이 공기중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초미세먼지(2차적 발생)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대도시는 산업시설이 밀집해 있고 자동차가 많아 2차적 발생이 전체 미세먼지 발생량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처럼 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기관지를 거쳐 폐에 흡착해 각종 폐 질환을 유발하고 심혈관 질환 발생을 증가시키며 암 발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초미세먼지는 심혈관 질환의 발생과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심장병이나 당뇨병이 있는 만성질환자와 폐기능이 아직 발달하지 않은 어린이 그리고 임산부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세계적 관심사로 등장한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은 나부터 미세먼지 줄이기 실천에 동참하는 것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을 선택하면 발전소 가동율을 낮춰 미세먼지 발생을 줄일 수 있고 자동차 공회전, 급출발·급정지·급가속(3급) 하지 않기 등 친환경 운전 습관을 들이면 환경을 지킬 뿐 아니라 연료비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적정 운영해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 배출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며 건설 현장에서도 먼지가 확산되지 않도록 방진벽과 방진막을 설치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미세먼지로 인한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재난안전법에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피해를 사회재난으로 포함·관리하면서 범부처적으로 미세먼지 줄이기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대전시(민생사법경찰과)는 미세먼지로부터 시민 건강을 지키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만들기 위한 기획 수사를 5월 말까지 실행할 예정이다. 산업 현장과 건설 공사장에서 오염물질 발생을 줄이기 위한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고 제품을 가공하거나 먼지 발생 물질을 불법으로 야적·운반하는 사업장 등에 대해 집중 단속해 형사처벌과 행정처분 등 의법조치할 계획이다. 범정부적으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미세먼지는 언제든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심해질 수 있다. 미세먼지 줄이기는 특정 개인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시민 모두가 생활 속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미세먼지 줄이기에 솔선 참여할 때만이 `청정도시 대전`은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올 것이다.

박월훈 대전시 시민안전실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