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나소열 등 4인 통합당 정진석·김태흠에 패배

5선 고지에 오른 정진석 통합당 공주·부여·청양 당선인이 지지자들과 당선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정진석 캠프 제공
5선 고지에 오른 정진석 통합당 공주·부여·청양 당선인이 지지자들과 당선을 기념하고 있다. 사진=정진석 캠프 제공
21대 총선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속 그나마 보수의 자존심을 지킨 곳이 있다. 바로 충남지역 선거구다. 충남은 11개 의석 중 미래통합당이 5석을 차지하며 그나마 다른 지역에 비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전의 경우 4석을 보유하던 민주당이 7석 모두 싹쓸이 한 것과 대조된다. 통합당이 충남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데다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인물 대결에서 우위를 점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이 곳은 불출마 의사를 밝힌 현역을 제외하고 모든 현역들이 21대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는 공통점도 상존한다. 충남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압승한 17대 총선을 제외하면 모두 보수 성향의 정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지역이기도 하다. 정진석(공주·부여·청양) 당선인을 비롯해 4선에 성공한 이명수(아산갑)·홍문표(홍성·예산) 당선인, 3선 고지에 오른 보령·서천 김태흠 당선인 등 중진이 다수 포진하면서 인물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충남의 여러 선거 중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공주·부여·청양 선거구가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출사표를 내민 주요 정당의 후보들이 충청권에서 나름의 상징성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관심은 뜨거웠다. 선거 이전 단계에선 민주당 박수현 후보가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우의를 점쳤지만 최종 결과는 통합당 정 후보가 이겼다. 정 당선인은 21대 총선에서도 `금배지`를 달며 보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통합당 공천과정에서 배제돼 무소속 출마한 김근태 후보의 변수도 있었지만 정 당선인은 상대 후보인 박 후보를 따돌리며 5선에 성공하는 뚝심을 발휘한 것이다. 이들은 선거 이전부터 관심대상이었다. 주요 정당 후보들의 이력이 비슷한 가운데 경쟁 구도로 굳혀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故) 김종필(JP) 전 총리와 이완구 전 총리의 정치적 고향으로 보수적인 성격이 짙은 곳이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공주·부여·청양 3곳의 시장·군수를 모두 가져가면서 누구의 승리를 예측키 어려워서다. 경쟁 후보 답게 개표 단계에서도 엎치락 뒤치락 구도가 전개되면서 지지자들은 밤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개표 종료 결과 정 당선인은 5만 7487표로 5만 4863표를 얻은 박 후보를 따돌렸다.

충남지역 선거구의 공통점은 또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온 청와대 출신 후보 4인(박수현·나소열·복기왕·조한기 후보)이 모두 고배를 마셨다는 점이다. 청와대 자치분권비서관과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를 지낸 나 후보는 보령·서천지역에서 4만 4828표를 얻어 4만 6405표를 얻은 통합당 김태흠 후보에 아쉽게 패했다. 나 후보는 상대적으로 유권자가 적은 서천, 김 후보는 보령 출신이라는 점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복기왕 후보 역시 아산갑 지역에서 3만 7603표를 얻어 3만 8167표를 득표한 이명수 통합당 후보에게 불과 0.7% 뒤지며 고배를 마시게 됐다. 복 후보와 이 당선인은 2004년 17대 총선에서 각각 열린우리당 후보와 자유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한 이후 16년 만의 리턴매치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승리를 따낸 이 후보는 4선에 성공하게 됐다. 또 청와대 의전비서관 출신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끈 조한기 후보는 44.2%에 그쳐, 52.7%를 얻은 성일종 통합당 후보에 뒤지며 낙선했다. 이호창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호창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