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후보가 15일 선거사무소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인 김숙희 여사와 꽃다발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후보가 15일 선거사무소 상황실에서 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인 김숙희 여사와 꽃다발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안 균형을 유지해왔던 대전지역 여야 국회 의석 비율이 제21대 총선을 통해 집권여당 중심으로 재편됐다. 특히 강력한 여당 바람 속에서도 나름의 균형을 맞춘 충청권과 달리 대전은 7개 선거구 모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를 거둔 상황. 예상은 넘어서는 이번 선거결과를 놓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역 표심 변화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16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총선 개표 결과, 대전 7개 선거구 모두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됐다. 먼저 기존 민주당 원내 지역이었던 서구 갑(박병석), 서구 을(박범계), 유성구 갑(조승래), 유성구 을(이상민)은 모두 수성에 성공했다.

여기에 미래통합당 현역 의원에 맞서 원외 지역에 출마한 인사들도 모두 승리를 거뒀다. 특히 청년 정치 신인인 장철민 동구 당선자는 지역구 현역인 이장우 통합당 후보를 접전 끝에 따돌렸으며, 전 대전지방경찰청장을 지낸 황운하 중구 당선자 역시 초선의 이은권 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박영순 대덕구 당선자는 총선은 물론 대덕구청장 선거 등 이전 선거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시게 했던 재선의 정용기 통합당 후보를 만나 설욕에 성공했다. 반대로 통합당은 이번 선거에서 나름대로 강세를 보였던 원내 지역 방어에 실패한 것은 물론 원외 지역 탈환조차 성공시키지 못하며 단 한석도 가져가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전통적으로 대전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층이 두텁지 않은 만큼 여야가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왔다. 하지만 `정권 심판론(여당 심판론)`, `야당 심판론`이 맞붙은 이번 총선에서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코로나19로 국가적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원활한 사태 대응을 위해 유권자들이 정권 안정에 무게를 실어준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분석이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 국가적인 위기를 극복하자는 데 표심이 쏠리면서 여당이 일방적인 승리를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야당은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을 쏟아내는 바람에 많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선거과정에서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유권자들의 태도도 여당 압승을 이끌어 낸 한 요인으로 보인다. 과거 경제, 안보 등 대의명분이나 인물을 중심으로 표가 쏠렸다면 이제는 유권자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제시하는 곳에 표를 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서다.

이상호 대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전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대의명분을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제는 현실적인 시각을 갖고 실리는 추구하는 분위기"라며 "구체적으로 국민들 스스로가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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