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표심 분석
총선 개표가 진행된 16일 오전 0시 기준 충청권 28개 선거구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들의 국회 진출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세종시 선거구가 갑, 을로 분구되기 전인 20대 국회에서는 충청권 총 27개 의석 중 민주당이 15개, 미래통합당이 12개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키며 개혁을 원하는 민심의 변화가 토대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7회 동시지방선거에서는 충청권 광역단체장을 모두 민주당이 석권하는 등 여당에 대한 신뢰 분위기가 더욱 강해졌다. 여기에 혁신도시 지정 등 지역 현안 해결에 대한 충청민의 염원이 표심으로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
특히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당은 물론 중도 보수 정당 등 제3 세력이 사라지며 사실상 거대 양당 간 대결 구도가 확연했던 분위기도 그동안의 균형을 깨뜨린 한 요소로 꼽힌다. 다만 여당의 강세 속에서도 통합당이 충청권 의석을 일정 부분 방어했다는 점은 여전히 견제와 균형을 중시하는 충청권의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가져가는 상황에서도 통합당은 충청권 상당수 선거구에서 피말리는 접전을 펼치며 선전했다.
결과적으로 `정권 심판론(여당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 맞붙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충청권의 승기를 가져갔다는 점은 2년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중앙 정치권에서 충청권의 목소리를 키우고 지역 현안을 해결해 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표심은 또다시 여당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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