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민 대전우리병원 원장
박우민 대전우리병원 원장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새로운 용어가 생겼다. 원시시대로부터 나약한 인간이 생존을 위해 모여 살기 시작한 것이 사회의 탄생이고, 어떻게든 모여서 만나야 사회인데 `사회적으로 떨어져 있어야` 한다니 아이러니다. 발전된 사회의 문화가 이젠 감염병 확산에 기폭제가 된 것이다. 발달한 교통수단으로 해외 여행과 교역이 급증하면서 바이러스 전파의 하이웨이가 되었다. 인구가 밀집된 도시는 바이러스 집단 감염의 배지가 되었다. 자연을 훼손하는 개발과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 파괴가 인류와 접촉이 없었던 새로운 바이러스를 빈번하게 출현시키고 있다. 20세기 들어 본격화한 세계화는 번영과 함께 위기도 세계화한 것이다.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면서 한 곳의 위기는 인류 전체의 생존 문제로 바로 이어지게 되었다. 핵무기, 기후변화에 덧붙여 전염병 팬데믹(pandemic)이 인류를 위협하는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두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바뀌고 있다. 온라인 쇼핑, 음식 배달, 원격 강의, 재택근무, 화상회의 등의 새로운 일상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심지어 온라인 예배에 이어 드라이브인 예배까지 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untact)` 문화를 전면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하고 있다.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서로 비교하며 함께 맞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나면 지구촌은 과거와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뉴노멀(New Normal)`을 만들어내고 있다. 우선 전염병이 상시적인 위험이라는 것을 체감한 결과로 생활방역이라는 뉴노멀이 현실화되고 있다. 선진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가진 방역 체계와 의료 시스템에 대한 비교와 반성이 증폭되고 있다. 이어지는 경제적 파국과 더불어 환경파괴, 불평등, 인권침해, 빈부격차, 교육, 도시 재편(스마트 도시) 등과 같은 이슈가 자연스럽게 대두될 것이다. 생활방역의 핵심인 `비대면` 문화가 전세계적인 대세가 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앞다투어 `비대면` 경제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고 있다. 즉, `4차 산업혁명`과 `녹색혁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디지털 경제의 흐름이 더욱 강화되어 새로운 경제 구조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14세기 중반 유럽 인구의 3분의1을 휩쓸어간 흑사병이 봉건제 사회를 붕괴시켰지만 르네상스의 촉발제가 되었듯이, 스페인 독감이 1차 세계대전과 맞물려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문화로의 전환을 가져왔듯이, 코로나19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새로운 전환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감염 전문가들이 예측하듯이 세계 인구의 60% 이상에 항체가 생겨야 끝나는 세계적 질병이기 때문에 스페인 독감이나 페스트와 같은 문명사적 상황을 우리는 맞이하고 있다. 5G, 인공지능, 빅데이터 증강현실 등의 기술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발전될 것이라고 보는 한편, 유발 하라리와 같은 학자들은 모든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는 뉴테크놀로지 빅브라더의 출현을 경고하는 부정적 전망도 내고 있다.

백신이 나올 때까지 앞으로 전 세계가 최소 1년 이상을 버티면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국면에 돌입했다. 바이러스 변이로 2차 팬데믹의 충격이 이번 가을이나 겨울에 더 심각하게 올 수도 있다고 한다. 빌 게이츠 재단은 수년 전부터 감염병으로 전 세계가 팬데믹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해왔는데, 향후 코로나19 유사 사태는 주기적으로 반복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래서 이제 어쩔 수 없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살면서 인류의 생존을 위해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고 만들어내야 한다. 이번 국회의원 총선 투표가 어느 때보다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문명사적 전환을 이끌 대한민국의 정치적 결단이 새로운 국회를 통해 기대되고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박우민 대전우리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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