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기자
김성준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공무원 사회에도 재택근무 바람이 불고 있다.

충남도공무원 1954명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첫 재택근무를 경험했다.

재택근무에 대한 공무원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일부 직원들은 정부원격근무서비스(GVPN)를 이용한 업무 수행에 불편을 호소한 반면 다른 직원들은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개개의 평가야 어찌 됐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차원에서 시행된 재택근무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됐단 사실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충남도 행정포털 토론방에 한 도청공무원의 고민이 담긴 의아한 글이 올라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데 과장, 팀장님이 솔선수범해 사무실에 나와서 근무하라 네요. 임용 1년차가 판단하기에는 애매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이 글을 두고 직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대다수 공무원들은 "엄중한 시국에 허위 재택근무한 부서는 철퇴를 가해야 한다", "과장, 팀장이 누군지 공개하라"며 글쓴이를 응원했고 일부 공무원들은 "오죽하면 나오라고 했겠느냐", "초등학생도 아니고 이런 걸 토론방에 올리냐"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공무원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솔선수범하지는 못할망정 솔선수범해 사무실로 출근하라니, 황당한 발상이다.

대민 업무에 지장이 생기지 않는 선에서 재택근무를 허용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방역 지침을 어긴 해당 부서장들의 부주의는 질타받아 마땅하다.

김태신 충남도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이 글만 보고는 언급된 팀장, 과장이 누구인지 모르니 노조 입장에서는 답답한 상황이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시국에 재택근무 명령을 어기고 출근하라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4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을 2주 연장함에 따라 충남도공무원 1987명은 지난 7일부터 2차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모두 남은 기간 경각심을 갖고, 방역 고삐를 조여 이러한 잘못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김성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성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