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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포럼] 도심지 지질재해

2020-04-14기사 편집 2020-04-14 07: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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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광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부원장
유엔(UN)의 '2018 세계 도시화 전망'에 따르면 2050년 전 세계 도시인구 비율은 68%에 이를 전망이다. 다시 말해 30년 후에는 세계인구 10명 중 7명은 도시에 살게 된다는 얘기다. 도시로 인구가 몰리면서 10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거대도시(메가시티)들도 계속 늘고 있다. 203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거대도시가 40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10명 중 8명이 도시에 살고 있는데 2050년에는 무려 90%가 도시에 살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야말로 십중팔구(十中八九)라는 말이 딱 맞는다. 이같은 급속한 도시 확대와 인구 과밀화는 전 세계 여러 곳에서 매우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우선 많은 거대도시들이 가라앉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지하수 남용과 고층 건물 급증 등의 영향으로 매년 평균 7.5㎝씩 내려앉고 있다. 시 전체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아지게 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예 수도를 이전키로 했다. 중국 상하이와 태국 방콕도 지하수를 과다하게 사용하여 지반이 계속해서 내려앉고 있어 수십 년 내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위험에 놓여있다. 상하이는 도시가 계속 내려앉자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지하수의 양을 규제하는 법안을 마련하는 한편 지하수를 용수로 사용하는 기업들에 대해 사용한 지하수의 2배를 다시 지하에 채우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김해, 당진 등의 매립지에 위치한 공단에서 지반침하에 의한 피해가 보고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지반함몰(싱크홀)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인구가 밀집된 도시 지역에서 발생하는 싱크홀이나 산사태는 그 규모가 크지 않아도 적지 않은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싱크홀 발생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2018년에는 338건의 싱크홀이 일어났는데 2014년에 비해 무려 5배나 증가한 규모다. 이 수치 또한 넓이 1㎡, 깊이 1m 이상이거나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싱크홀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싱크홀이 발생하고 있다. 싱크홀은 주로 상·하수관 손상에 의해 발생하지만 지질학적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시공으로 인해 빈발하고 있다.

도시지역의 산사태는 특히 인명피해를 발생시키는 지질재해 중의 하나인데 도시생활권이 점차 산지지역으로 확대 및 팽창되고 있어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다. 도시지역의 지하수·토양 오염은 그 피해가 매우 광범위한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전국에 분포하고 있는 미군기지의 토양과 지하수 오염정화 비용이 많게는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이미 지반침하·산사태 예측, 토양·지하수오염 관리 및 복원 등의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 수준의 전문역량과 기술을 갖추고 있다. 다만 도시지역이 조사연구 대상이 될 때 맞닥뜨리게 되는 지하에 대한 제한된 접근성과 상시 발생되는 도시소음에 따른 조사연구 활동의 한계 등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도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지질재해가 공통 관심사가 되고, 유엔에 의해 '도시 문제'가 인류의 지속가능을 위한 중요한 의제중 하나로 부각되면서 전 세계의 지질 전문가들은 이미 도시 지질재해에 대해 주목하고 과학적인 대응을 위한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지난해 영국, 핀란드, 중국, 일본의 정부기관 소속 전문가들이 모여 지구촌 도시 지질재해 대응을 위해 역량을 함께 모으기로 하고 '유라시아 도심지 지질 네트워크(Eurasian Network for Urban Geology, EANUG)'를 설립했다. 이 네트워크는 다양한 도시 지질재해에 대한 각국의 경험과 지식, 역량을 공유하여 함께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함은 물론 유엔의 17개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지속가능발전목표)중 하나인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중심으로 '미래의 재앙' 도심지 지질재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모색을 기대해 본다. 김광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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