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전시 동구 가오중학교 투표소를 찾은 많은 유권자들이 길게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빈운용 기자
12일 대전시 동구 가오중학교 투표소를 찾은 많은 유권자들이 길게 줄지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빈운용 기자
제21대 총선 사전 투표율이 26.69%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향후 여야 승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충청권 일부 지역에서는 사전선거 도입 이후 가장 높았던 지난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율(26.06%)마저 넘어선 상황.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진행된 사전투표에는 선거인 총 4399만 4247명 가운데 1174만 2677명이 참여, 26.69%의 사전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사전투표제도가 도입된 2013년 이후 치러진 공직선거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이전까지 전국적으로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공직 선거는 19대 대선이었다. 또 이번 사전 투표율을 지난 20대 총선(12.19%)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충청권의 사전투표율 역시 급상승 했다. 특히 충남·북에서는 19대 대선 사전투표율을 뛰어 넘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충남의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은 25.31%, 충북은 26.71%를 기록, 19대 대선 대비 각각 1.13%, 1.25% 포인트 상승했다. 대전과 세종의 경우에도 이전 총선에 비해 크게 올랐다. 20대 총선 당시 12.94%였던 대전의 사전투표율은 이번 총선에서 두 배가 넘는 26.93%를 찍었다. 세종 또한 32.37%의 사전투표율로 직전 총선(16.85%)보다 높아졌다.

역대 공직선거 투표율만 놓고 봤을 때 대선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총선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사전투표율이 나왔다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2010년 이후 공직선거 투표율을 보면 대선은 70% 대, 총선은 50% 대로 차이가 확연하다.

게다가 총선 연기론이 거론될 정도로 국가적인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나온 역대급 사전투표율에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투표율에 따라 여야 유·불리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 반대로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진영에 유리할 가능성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 라는 특수 상황 속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다소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사전 투표율은 크게 올랐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한 만큼 본 투표율이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여서 유불리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며 "다만 무엇인가 바꿔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부동층이 이번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투표율에 따라 여야 혹은 진보와 보수의 유불리가 결정됐던 경향은 이제 많이 희석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또 이번 사전투표에는 폭 넓은 연령층의 유권자가 참여한 것으로 보여져 여야 승패를 막연하게 추측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