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최철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시작되고, 온화하며 청명한 날씨 속에 화사한 꽃들이 만발하고 푸릇한 신록이 짙어지는 4월이 되었다. 하지만 올해는 봄이 예년과 달리 봄 같지 않은 느낌이다. 봄이 와도 봄인 것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옛말이 있지만 올해처럼 그렇게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예년 같으면 화창한 봄 날씨와 꽃 구경을 즐기는 상춘객들로 넘쳐나는 행락철이 시작되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나들이나 모임은 물론 외출도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올해 봄은 많은 것을 즐기게 해주지는 못했지만 대신 많은 것을 새삼 깨닫게는 해주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우리가 당연시하거나 심지어 소홀하게 대했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많은 영향을 주는지 깨닫게 한다. 이번처럼 전대미문의 사태를 겪으면서 가족이나 직장, 학교의 소중함은 물론 국가의 중요성을 많이 깨닫게 된 것 같다. 특히 국민이 어려울 때 국가가 매우 소중하고 감사한 존재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새삼 절감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일상의 소중함도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 다시 한 번 깨닫게 된 것 같다. 언제나 마음껏 외출하고 아무 데나 돌아다니고 사람들을 만나 어울리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 지 절실히 느끼게 되지 않았나. 그리고 이러한 소중한 일상생활이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다같이 노력해야 가능하다는 점도 배우게 되고 깨닫게 된 것 같다. 그래서 현대를 사는 우리들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 공동체 속에서 살고 있다는 존재라는 점을 다시 한번 배우고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남을 위한 배려가 곧 나를 위한 배려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것을 새삼 알게 해주면서 전염병 등이 유행할 때는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평범한 개인행동 하나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준다.

한 나라 안에서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연결되어 있고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것도 이번에 깨닫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구촌 공동체란 말이 추상적인 말이 아니고 정말 피부에 와 닿는 실감나는 현실로 이제는 한 나라의 문제는 그 나라에 끝나지 않고 모든 나라의 문제로 쉽게 커질 수 있어 지구촌 차원에서 연대하고 협력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효과적인지 깨닫게 된 것 같다. 또한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의 생태계 남용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들이 많은 데 인간이 자연을 존중하지 않으면 자연도 인간을 존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무서운 교훈도 깨닫게 해준 것 같다. 그래서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가 바이러스를 막는 백신 중에는 지금 당장은 행동백신이 최고이고 장기적으로 생태백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리고 앞으로도 위기는 언제나 나타날 수 있어 국가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위기에 대한 과소평가나 방심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래서 유비무환의 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게 된다. 위기를 낭비하는 것은 범죄라는 세계적인 석학의 경고처럼 이번에 새삼 깨닫게 된 것들을 앞으로 잊지 않고 지켜나갈 수 있어야 위기는 반복되지 않고 불행히 발생하더라도 쉽게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최철규 대전마케팅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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