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피아니스트
박상희 피아니스트
지난 3월 28일 정상급 피아니스트들이 따뜻한 온기를 담아 전 세계에 음악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코로나로 인한 아픔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마폰(Deutsche Grammophon)이 주최하였고, 영상은 소셜 네트워크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통해 한날 한시에 공개되었다.

이날 참여한 피아니스트들은 마리아 조앙 피레스, 비킹구르 올라프손, 윱 베빙, 루돌프 부흐빈더, 조성진, 얀 리시에츠키, 키트 암스트롱, 시몬 그라이시, 예브게니 키신, 다닐 트리포노프였다. 이들은 짧은 희망의 메시지와 자신이 선곡한 작품을 직접 연주하여 들려주었다. 이 모두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굉장한 감동이었다. 게다가 거장들의 피아노와 연습 환경을 엿볼 수 있다는 재미도 더해졌다. 무대와 객석에서 거리를 두고 보는 일반적인 연주 모습이 아닌, 그들의 집으로 초대받아 연주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에 음악 애호가들은 더 반가웠을 것이다.

세계 피아노의 날은 2015년에 시작된 기념일로, 매해 88번째가 그 기념일이 된다. 피아노 건반이 88개인 것에 착안하여 독일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프로듀서인 닐스 프램(Nils Frahm)이 제안하고 지정하였다. 그는 피아노 음악의 발전과 피아노 음악의 다양한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서 제안하기도 하였지만, 전 세계에 있는 연주자, 애호가, 제작자, 조율사, 운반사 등 피아노와 관련된 모두가 피아노 연주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온라인에서는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음악가들이 보낸 음원을 모아 공개하며, 오프라인에서는 많은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는데 올해에는 안타깝게도 코로나 때문에 많은 공연이 무산되었다.

백 마디 말보다 음악이 주는 위로가 더 가까이 느껴질 때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로 모두가 음악으로 연결된 것을,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피아노 음악이 어둡고 시린 마음들을 어루만져주었기를, 어려운 시간을 버틸 힘에 보탬이 되었기를 바란다.

박상희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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