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나들목에서 좌회전하면 정면으로 장대삼거리가 나타난다. 이곳은 왼쪽으로 유성 일원, 오른쪽으로는 국립대전현충원과 충남 공주 방향이어서 지역내 최대 정체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대전시는 장대삼거리 일원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고가도로 방식의 입체교차로를 추진하다 사업비 증액, 주민 민원 등을 이유로 평면교차로로 돌아서 수년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오후 유성중 방향 장대삼거리를 드론으로 촬영했다. 사진=윤종운 기자
대전 유성나들목에서 좌회전하면 정면으로 장대삼거리가 나타난다. 이곳은 왼쪽으로 유성 일원, 오른쪽으로는 국립대전현충원과 충남 공주 방향이어서 지역내 최대 정체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대전시는 장대삼거리 일원 교통정체 해소를 위해 고가도로 방식의 입체교차로를 추진하다 사업비 증액, 주민 민원 등을 이유로 평면교차로로 돌아서 수년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오후 유성중 방향 장대삼거리를 드론으로 촬영했다. 사진=윤종운 기자
2011년 말부터 추진된 외삼-유성복합터미널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연결도로 건설공사가 8년여 지난 현재까지 지지부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건 핵심구간인 장대삼거리의 교차로 형태를 당초 입체에서 평면으로 변경하면서 예견된 일이었다. 세종에서 대전 유성 도심에 들어설 유성복합터미널까지 BRT로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 편의를 제공하고 밤낮없이 꽉 막히는 유성나들목 일원 상습 교통정체를 해소한다는 대의를 외면한 채 예산 증액 우려와 일부 민원에 끌려 다닌 결과다.

대전 유성지역은 행정중심 복합도시 세종시 건설 이후 도시 기반과 정주 여건을 갖춘 배후도시로 각광받으며 인구 35만을 넘어서는 성장일로에 있고 자연스레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산업단지가 속속 들어서 미래 교통 수요가 폭증할 것이란 점은 명약관화하다. 설계 변경에 뒤따르는 복잡한 행정절차와 늘어나는 사업비를 정부로부터 추가 확보하는 과정이 난망하더라도 지역 교통체계의 백년대계를 위해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2011년 12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광역교통개선대책(변경) 수립을 고시하며 외삼-유성복합터미널 BRT 연결도로 건설공사는 공식화됐다. 이어 2014년 5월 기본·실시설계 용역에 착수, BRT가 뚫고 지나가는 장대삼거리를 입체교차로(고가) 방식으로 조성하는 안이 도출됐다. 당시 행복청은 2030년 예측 교통량을 분석한 자료를 내 고가도로 설치의 당위성을 강조한 바 있다. 신호를 받고 통행하는 평면교차로를 들이면 교통 서비스 수준은 `F등급`에 교차로 통과 대기시간은 2분(125.6초) 넘게 걸리는 반면 고가도로 방식은 지체시간이 67초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2016년 10월 기획재정부가 사업비를 문제 삼아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기재부 측은 고가도로 방식의 장대교차로 조성으로 총사업비가 기본계획 대비 155억 원 증액된다며 불가 입장을 고수했고 이즈음 인근 지역에서 민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고가도로 주변 슬럼화와 땅값 하락, 미관 저해 등을 명분으로 들고 일어선 것이다. 이에 따라 9차례에 걸친 주민설명회가 열렸고 2017년 8월 기재부와 총사업비 조정 협의 끝에 장대교차로는 고가도로를 놓는 입체 방식에서 신호로 막히는 평면 형태로 확정되기에 이른다. 그해 12월 행복청과 대전시 양 기관의 점검회의 후 나온 보도자료는 뜨악하다.

"장대네거리 교차방식을 검토한 결과 서비스수준에서는 평면교차로 방식이 입체교차로와 동일한 서비스등급(D등급)을 확보하고 신호대기시간도 입체교차 58.7(초/대)와 평면교차 61.5(초/대)로 그 차이가 2.8(초/대)로 미미하다"고 했다. 당초 고가 방식을 추진할 때는 고가 방식이 우수했는데 평면 방식으로 바꾸고 나서 보니 평면이나 고가나 얼추 비슷하다는 것으로 결국 입맛에 맞는 분석 결과가 나온 셈이다.

장대교차로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불은 평면교차로로 만들어진 카이스트교가 다시 댕겼다. 역시 예산 부족을 들어 대전시는 카이스트교와 맞닿은 갑천네거리를 평면교차로로 조성, 2016년 12월 개통했지만 교통혼잡만 더해졌다는 시민들의 비판에 3년 만에 지하차도로 입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전-세종간 광역교통서비스 수준을 향상하고 교통정체를 해소하기 위한 외삼-유성복합터미널 BRT 연결도로 건설공사는 2018년 3월 착공 후 2년이 넘었는데도 공정률은 5%에 지나지 않고 보상률도 87%에 머물고 있다. 2016년 착공, 2018년 준공이라는 원래 목표는 2022년 12월로 4년이나 미뤄졌다. 착공과 동시에 평면교차로 도입에 반대한 시민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기각 결정)하고 다수 민원과 보상협의 지연으로 26개월 동안 공사가 정지된 것도 이때다. 외삼동(반석역)부터 구암동(유성복합터미널)에 이르는 6.6㎞ 구간에 BRT 전용선을 놓고 BRT 정류장 4곳을 설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공사의 사업비는 1356억 5400만 원에 달하며 국비와 시민 혈세인 시비가 절반씩 투입된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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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유성복합터미널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연결도로 건설공사의 핵심구간인 장대삼거리에 공사를 알리는 안내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윤종운 기자
외삼-유성복합터미널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연결도로 건설공사의 핵심구간인 장대삼거리에 공사를 알리는 안내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윤종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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