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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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무료라고 크게 써있으니까 혹해서 증권계좌를 개설했죠. 근데 직접 거래를 해보니 떼어가는 돈이 많아서 놀랐어요. 한 푼이 아까운데…."

글로벌 경기 불안정과 함께 국내증시가 하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자 각 증권사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수수료 `무료` 마케팅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식 거래에 따른 일정 비용이 발생해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투자증권사가 비대면 고객에 한해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의 모바일 증권 나무 등은 비대면 증권계좌 개설 가능 대상 고객들에게 온라인 국내 주식 위탁 수수료 `평생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의 주식 거래에 따른 비용을 받지 않는 셈이지만 `평생 무료` 마케팅까지 내걸며 고객을 확보하는 데 더욱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증시가 폭락 장세를 보이며 저가매수 기회를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현재 주식을 하고 있는 계좌를 뜻하는 `주식 거래 활동 계좌수`는 3053만 4668개로 올해 초보다 4.01%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국내 주식 거래로 시작한 고객들이 향후 해외주식이나 선물상품 등에 가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적극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료`라는 말을 듣고 한 푼이라도 아끼고자 계좌를 개설한 고객들은 실제 거래 시 부과되는 수수료에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이처럼 유야무야 고객들에게 부과되는 수수료는 `유관기관 제비용`이라는 명목으로 빠져나가는 비용이다. 유관기관 제비용이란 한국거래소·예탁결제원에 내는 수수료 등이다. 증권사가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위탁수수료`로 증권사에서 부과하는 수수료만 면제된다.

유관기관 제비용은 거래금의 0.0038-0.0066% 수준이어서 그다지 크진 않지만 `무료`라고 안내를 받았던 고객들은 오해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또한 수수료가 면제된다고 해도 세금 문제가 남는다.

증권사와 관계 없이 주식 매도 시 국가에 내는 증권거래세가 0.25%(코스피 증권거래세 0.10%+농어촌특별세 0.15%, 코스닥 증권거래세 0.25%)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거래 차액만큼 이익을 볼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시민 이모(34)씨는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에 비대면 계좌를 개설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금액이 부과돼 당혹스러웠다"며 "증권사가 혜택만 앞세워 홍보를 하다보니 실제로 고객들이 어떤 것을 지불하고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최근 증권사 비대면계좌의 수수료 체계 등에 대한 점검을 벌이고 문제가 된 증권사에 대해 광고 표현과 제비용, 금리, 산정기준 등을 명시하도록 권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는 비대면계좌 이용시 상품별 장단점을 면밀히 비교한 뒤 합리적으로 의사결정 하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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