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 '대미 수출' 중국 앞질러 가장 많아… 다음 달 선적 물량 확보 '비상'…"5월이 최대 고비"

코로나19가 미국 경제계를 강타하면서 대전·충남 주요 `대미 수출` 기업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주요 교역국인 중국의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며 2분기 수출 반등 기대감에 들떴지만 예상치 못한 미국발 악재에 수출 전선의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일부 기업은 당장 수출 선적에는 무리가 없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5월 이후 치명적인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7일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해 대(對) 미국 수출은 9억 849만 4000달러를 차지했다.

2018년 대비 0.8% 적은 규모지만 중국(7억 861만 3000달러), 유럽(5억 6801만 9000달러) 등을 제치고 최대 교역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소비활동이 위축되면 수요 부진을 피할 수 없고 이는 지역 기업의 수출 규모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대전의 경우 미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기업들의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정보통신(IT) 분야 수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집적회로반도체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충남의 경우도 미국 코로나 확산에 따른 직간접적 피해 영향권에 들어간 상태다.

반도체, 정유화학, 자동차 등 수출산업의 주요 수요처인 미국까지 코로나19 가 퍼지면서 지역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지속적인 내수 침체도 근심거리다. 내수 소비가 위축되면 투자심리 악화는 물론 고용감소 가속화 등으로 이어져 지역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출 감소 우려는 지역 경제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보통 지역 기업들은 선적량을 수출 한 달 전 파악한다. 수출 물량을 먼저 접수한 후 이에 맞춰 물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미국 코로나 확산으로 당장 다음 달 수출길에 오르는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대전의 한 수출 기업 관계자는 "미국 코로나 사태 확산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는 "당장 이달 미국 수출 분량 선적에는 큰 무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5월 선적 물량은 지금쯤 주문을 받아야 하는데 실적이 눈에 띄게 적은 게 사실"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미국 코로나가 수그러들지 않으면 수출이 어려워지고 실적악화가 뒤따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안경남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기업협의회장은 "지역 기업들의 4월 선적 물량은 크게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진다면 지역 수출 기업들의 피해가 5월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 기업별 피해 규모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주요 수출품목인 중간재·IT 분야는 분명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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