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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춘추] 집 앞 화단 그림

2020-04-08기사 편집 2020-04-08 07:3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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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김기훈 대전시립교향악단 경영담당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 ~~'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4월이면 작곡가에게는 벚꽃 연금이라고 할 만큼 곳곳에서 들려오는 노래이다. 올해는 예년처럼 많이 들려오지 않는 것 같다.

4·15총선을 앞두고 곳곳에서 선거 유세가 한창이다. 각 후보마다 스피커를 통해 자기만의 개성을 살린 음악을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알리는데 그 풍경 역시 이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한 후보의 기타를 치며 잔잔하게 유세하는 모습이 지금 우리의 상황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음악, 길지 않은 한 곡이 사람들에게 계절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삶에 지쳐있던 사람들에게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도 되어준다.

1992년 5월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는 유고연방 탈퇴 선언 후, 반대한 군이 쏜 폭탄이 사라예보 한복판에 떨어지면서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시민 22명의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언제든 또다시 포탄이 날아들어 목숨을 잃을지 모르는 아수라장이 된 그곳에 사라예보 오케스트라 수석 첼리스트 스마일로비치가 죽음을 무릅쓰고 22일 동안 매일 나와 '알비노니의 아다지오 G단조'를 연주한다. 불안과 공포로 떨고 있던 시민들에게 안정을 준 것은 대통령도 군인도 아닌 음악가의 연주였고 그 주변에서는 더 이상의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반면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글루미선데이' 라는 곡이 있다. 이 곡이 만들어진 헝가리는 당시의 우울한 상황과 맞물려 많은 이들이 음악을 듣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작곡가, 작사가와 그의 연인까지도 자살을 하며 결국 BBC방송에서 금지곡으로 지정하였다. 그만큼 하나의 예술작품에 의한 파급력은 대단하다.

자가 격리 중인 예술가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희망을 주려고 노력한다. 대전 출신의 플루티스트 김유빈은 거실 콘서트를 스트리밍하고, 유명 화가는 자신의 집 앞 화단을 그려 봄을 알리며 두려움으로 가득한 우리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따듯하게 감싸주는 듯하다.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큰 파급력이 되길 바라며.



김기훈 대전시립교향악단 경영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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