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투표용지 인쇄가 6일 전국적으로 시작되면서 판세의 최대 변수 중 하나인 후보단일화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충청권 일부 지역에서 여야 후보들의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성사 단계까지 이른 곳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 게다가 이날부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만큼 향후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도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그대로 명시, 단일화 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각 지역 선관위는 공직선거관리규칙에 의거, 후보자등록마감일 후 9일에 해당하는 6일부터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한다.

특히 후보자 사퇴 등의 시기가 신청 기간 전인 경우에는 투표용지의 해당 후보자 기표 란에 `사퇴`·`사망` 또는 `등록무효`라고 인쇄된다. 하지만 신청 기간을 지날 경우에는 투표소에 해당 내용을 게시하게 된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후보 단일화 논의가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투표 용지는 단일화 등을 반영하지 못하게 됐다.

먼저 통합당의 단일화 논의는 대부분 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와 공천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 간 경쟁으로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맞붙는 지역에서 여론조사상 무소속 후보가 우세했을 때 단일화 논의에 진통을 겪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보수 대통합` 차원에서 수월한 단일화 합의를 예상했지만 오히려 상황은 정반대로 흐르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이미 당으로부터 선택받은 자와 선택받지 못한 자 사이 감정의 골이 깊고, 중앙당 차원에서도 개입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공주·부여·청양(통합당 정진석·무소속 김근태), 충남 당진(통합당 김동완·무소속 정용선) 등에서는 통합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가 경쟁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당진은 더불어민주당 현역의원인 어기구 후보가 재선 도전에 나선 가운데, 미래통합당 김동완 후보와 통합당 경선에서 컷오프 된 정용선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서며 보수 세 분열이 가시화됐다. 공주·부여·청양 선거구는 현역인 정진석 통합당 후보와 박수현 민주당 후보가 리턴매치를 벌이는 곳으로, 통합당 정 후보와 무소속 김근태 후보의 단일화 여부가 최대 관심사였다.

다만 청주 흥덕구 선거구에서는 정우택 통합당 후보의 단수공천에 반발,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양희 후보가 전날 사퇴하면서 도종환 민주당 후보와 정 후보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에는 공천 탈락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던 일부 후보가 마음을 바꾸면서 표 분산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충북 청주 서원구에 공천 신청을 했지만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던 오제세 의원이 출마의 뜻을 접은 것, 이로 인해 서원구는 민주당 이장섭 후보로 사실상 단일화 됐다.

아울러 대전에서는 후보 간 단일화에 대한 논의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그 어느 때보다 양당 대결구도가 뚜렷하기 때문.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후보 단일화에 대한 가능성이 완전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미 투표 용지 인쇄가 시작된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적을 것"이라며 "또 단일화가 되더라도 사퇴한 후보의 이름이 투표 용지에 올라있는 만큼 해당 지역구에 무효표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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