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내수에 글로벌 경제 악화… 중소기업·제조기업 체감경기 사상 최저치 갱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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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지 모르는 코로나19 사태로 대전 지역 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 감염병 확산으로 내수 소비는 급격히 위축되고 중소기업 등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기 바쁘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이 짧게는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경제 유관기관 등의 분석이 잇따르면서 경제 저성장률과 기업 실적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6일 지역 경제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쇼크`로 대전 경제가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상공회의소가 최근 내놓은 올 2분기 지역 기업경기 실사지수(BSI)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3년 새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역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펼쳐진 이번 조사에서 BSI는 1분기보다 11포인트 하락한 `70`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3분기 이후 최근 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다.

기업 현장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BSI는 100 이상일 때 `경기를 앞선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100 미만은 반대를 의미한다.

기업들은 이번 코로나19를 앞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메르스 등을 포함한 타 전염병 사태와 비교했을 때의 피해 정도를 묻는 질문에 58.8%의 기업들은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고 답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한 데다,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공급망으로 상호 의존성이 더 커진 영향이라고 대전상의는 분석했다.

중소기업으로 시야를 좁히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가 발표한 `4월 경기 전망 지수`를 살펴보면 업황 전망 중소기업 건강도 지수(SBHI)는 56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 지수보다 수직 하락(29.4 포인트)했다. 이 역시 앞선 경제지표와 마찬가지로 비관적인 하향곡선이다.

2014년 2월 전 산업 통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기록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지역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담겼다.

조사에서 비제조업 분야는 3월 지수보다 33.8포인트 내려간 51.6을 기록했다. 건설업과 서비스업은 각각 32.1포인트, 34.1포인트 떨어지고 중소기업 평균가동률도 전달보다 1.5% 포인트 낮은 69%로 조사됐다.

내수 부진을 반영하는 소비심리는 끝 모를 추락에 빠졌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의 `3월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대전 등을 포함한 충청권 경기는 전년 4분기 보다 악화됐다.

충청권 곳곳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생기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실물경제로도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비대면 소비를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돼 1-2월 대형유통점 방문객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적게는 10%, 많게는 30% 줄어들었다. 음식점들은 외식소비 위축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업들은 제품 판매 활로를 찾아 나서고 있지만 전 세계 각국의 `한국발 입국제한 조치`에 두 번 울고 있다.

생산 차질에 해외 출장길까지 막히면서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다. 고육지책으로 온라인 등을 통한 제품 공개와 언택트(비대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고용과 소비, 생산, 유통, 영업 모든 부문에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보유한 자금으로 누가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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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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