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규  전 대전광역시관광협회 회장
최준규 전 대전광역시관광협회 회장
우한(武漢)이라는 도시는 중국 후베이 성(湖北省)의 성도로 부성급시(副省級市)이며, 중국 중남부에서 인구(1108만 명)가 가장 많은 도시이다.

흔히들 중국여행을 간다면 자금성의 베이징, 푸동의 상해, 우리나 라사람 열 명중 한 사람은 가봤다는 장가계, 백두산의 길목 연길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관광업을 30년 이상을 해봤지만 우한을 가본적이 없다.

그만큼 여행여정으로는 상품개발이 전무하다는 뜻이다.

그런 우한이 화난시장(華南市場)발 폐렴으로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무려 3개월째다. 화난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중국 사람들이 별미라고 애용하는 박쥐탕, 사슴, 지네, 타조, 공작, 여우 등 야생동물고기를 판매하는 곳이 많다.

1월 19일 입국, 1월 20일 첫 확진자 발생, 우한에서 왔다는 중국여성이었다.

이때 이미 1월초 태국, 일본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WHO가 제한된 사람과 전파의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를 한 때이다.

과연 우리정부의 대응은 어땠을까?

대한감염협회와 대한의사협회는 2월2일과 15일 등 수차례 `중국에 대한 입국금지`요구를 했다 했는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를 묵살했던 것이다. 심지어 장관은 "한국인이 중국에 갔다 들어오면서 감염원을 갖고 온 것이다"고 오히려 한국인에게 뒤집어 씌웠고, 문재인 대통령은 "머지않아 종식될 것"이라고 했으며, 한술 더 떠 정부여당은 "승기를 잡았다"고 허세를 부리고 있었다.

중국과 한 달 평균 5,700기의 항공기가 운항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강한 대만은

미국에 존스홉스키대학교가 우한폐렴(코로나19)에 가장 위험한 국가라고 하였는데과연 대만은 어떻게 대응 했을까?

전염병 조짐이 보이던 지난해 12월부터 대책에 나서 우한에 조사팀을 보내고 예상 단계별 124개 행동지침을 세웠다고 한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사스 유행 당시 위생복지부 장관으로 방역을 책임졌던 천젠런(陳建仁)부통령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대처한 결과 대만 확진자수 300여 명(한국 1만여 명)의 안전한 나라를 만든 것이다. 그는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유행병 및 인류유전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방역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것이다. 그리고 중국에서 오는 여행자 입국차단 등 우리와 너무 차이가 난다.

만약 우리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초기에 대응을 잘 했다면, 우리나라가 대만처럼 확진자 수가 300명이라면 한국인 입국을 막는 나라가 148개국이나 됐을까? 그랬다면 서방 국에서 생김세가 같은 동양인 이라고 조롱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만의 "마스크실명제"를 벤치마킹, 약국 앞에서 줄서는 것을 완화 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만의 마스크가격 6위안(약 220원)에 비교하면 턱없이 비싼 가격이다.

그로 인한 대가는 참혹하다. 항공사 및 여행사"매출제로시대"라는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정부는 자랑을 한다, `외국에서 한국이 검역 모범사례`라고. 그래서 진단키트 수출이 들어온다고 한다.

묵묵히 일하는 방역공무원과 `의병`과 같은 의료진이 없었으면 이런 정치적인 자랑을 할 수 있었을까?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대처방식이 아닌가 싶다

다급해진 문재인 정부는 고용유지 지원금(임금의 70%) 1-6등급 소상공인 3000만원이하 대출 등 좋아 보이는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매출제로인 관광업계에서 나머지 30%의 임금은 어디서 충당해서 고용유지를 하라는 건가.

당장 급한 소상공인 대출도 은행 따로, 신용보증기관 따로 기다리라는 메시지만 들리는 것은 또 하나의 근심만 준 것이 아닌가 싶다.

거기에 법인관광업체는 제외라는 것이다. 과연 문재인 정부는 관광업계 현실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관광업계는 대부분 영세한 5인 이하의 법인 사업장이다. 여기에 가족단위로 운영하는 여행업계가 대부분이다.

앞으로 3개월이 지속될지 1년이 지속될지 아니면 끝이 안 보인다.

이미 지난 가을 일본여행상품 불매로 내상을 입은 관광업계는 한숨만 더해간다. 왜 문재인 정부는 전문가, 의료진의 조언을 무시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왜 대만같이 신속한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11년 전 금융위기 때 수준이 된 제조업계나, 매출 제로시대를 사는 관광업계는 버티는 자가 이긴다는 웃지 못 할 유행어를 곱씹어 보기도 한다.

우한폐렴이 휩쓸고, 할퀴고 간 관광업계의 몰락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우리는 조류독감, 사스, 메르스, 우한폐렴 등 기억하기조차 싫은 전염병들을 경험했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잘 이겨냈다. 그러나 또 다른 펜데믹이 오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이제 복지전문가 보다는 보건, 질병 전문가가 부총리 급으로 런링메이트(running mate)가 되는 정부시스템으로 바뀌면 어떨까 싶다. 부디 펜데믹이라는 미증유(未曾有)의 재난을 가져온 공범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최준규 전 대전광역시관광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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