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가계 상황이 나빠지면서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것은 줄이자는 심리 탓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계획된 소비와 저축으로 소비자들의 생활 습관도 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8.4로 전월보다 18.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특히 이번 결과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코로나19 후폭풍이 소비심리를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추락시켰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가계부문의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총 6개의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해 합성한 지수로 소비자심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데 이용된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생활형편이나 경기, 수입 등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과거 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크게 요동쳤다. 2011년 초엔 동일본 대지진을 겪으며 주저앉았고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로 하락곡선을 그렸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 접어든 11월엔 100 이하로 떨어졌다. 경제뿐 아니라 국제·정치·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있으며 어김없이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요즘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유례 없는 경제 위기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좀처럼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마치 끝이 없는 어두운 터널을 걷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소비심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이 외부활동 자제와 소비심리 위축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당장 소비심리를 회복한다 하더라도 몇 개월은 걸릴 것이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되면 소비심리 위축이 계속이어져 소비자들의 지갑도 열리지 않을 것이다. 소비심리가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 상황이 아닌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는 날을 기대한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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