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선 취재1부 기자
강은선 취재1부 기자
"학예사 한 명이 온라인 전시를 기획하고 영상, 편집은 물론 온라인 게재까지 도맡으면서 업무 과중 상태에요."

대전 지역 공공미술관에서 근무하는 한 학예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난 업무 고충을 털어놓았다. 기존 업무에 온라인 전시 기획, 영상 촬영 및 편집 등을 한 두명이 맡는데, `해야할 일`로 간주되다 보니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

지역 공연장에서도 무관중 공연을 온라인으로 중계키로 하면서 여러 난관을 겪고 있다. 시립청소년합창단은 원격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아카펠라를 선보인다. 당초 반주가 있는 합창곡을 택했지만 반주 피드백에 시간 차가 생겨 취소했다. 애초 60여 명의 단원이 각각의 컴퓨터로 노래를 불러 합창 공연을 한다는 게 어불성설이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시민들의 문화 갈증은 쌓여가고 지역 공공문화예술기관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전시와 공연의 온라인화는 코로나가 바꾼 풍경 중 하나다.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은 코로나로 장기 휴관에 들어가면서 지난 달부터 SNS에 온라인 전시를 열고 있다. 매일 2-3건의 작품과 관련 동영상을 올린다.

대전예술의전당과 시립예술단도 이달 무관중 공연을 진행한다.

사회가 어려울수록 `문화의 힘`을 경험한다. 감동, 희열 등 전율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에, 문화 갈증 해소 요구는 단순한 이유를 넘어선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했던 사태에, 충분한 인력이나 예산, 장비 시스템 등 여건이나 준비 없이 추진하다 보니 이곳 저곳에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해외 유수의 미술관 등에서는 이미 온라인 전시를 오프라인과 병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유일하게 오프라인과 온라인 전시를 함께 열고 있는데, 인력과 예산의 충분한 지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쉽지 않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공연과 전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로 삼자는 여론도 나온다. 그러기 위해선 인력과 예산, 장비 시스템 지원이 선결 요건으로 제시된다.

온라인 문화예술 콘텐츠 서비스가 시민은 물론 업무 담당자도 만족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은선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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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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