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간 더 연장된다. 매일 100여 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데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감염 차단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런데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9일까지 연장키로 하면서 이미 피로해질 대로 피로해진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을 발표한 주말 전국의 유명 산과 유원지에는 상춘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해진 틈을 이용해 봄꽃놀이를 즐기려는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이다. 매년 이맘때 열리던 축제가 취소된 충남 당진 장고항에는 실치 맛을 보기 위해 찾아든 관광객들의 차량으로 장고항 일대가 주차장으로 변했다. 일부 식당에선 마스크를 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뒤엉켜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계룡산국립공원에는 활짝 핀 벚꽃을 구경하려는 입장객이 주말 새 7000명이 넘게 다녀가기도 했다. 속리산국립공원도 많은 탐방객이 찾아 산책길을 거니며 한가하게 휴일을 보내는 모습이 포착됐다.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조치에도 불구하고 벚꽃 명소와 유원지를 찾는 인파가 몰리는 것만 보더라도 자발적 참여를 통한 감염 예방이란 효과를 거둘지 의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사회 전반에 걸친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이를 지키려는 국민들의 의지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일부이긴 하나 자가 격리 대상자가 수칙을 어기고 외출하는 사례도 적발되는 걸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걱정되는 대목이다. 공원에서 돗자리나 텐트를 치고 음식을 나눠 먹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점도 걱정이다. 거리두기를 이행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

날씨가 풀리면서 개인 이동량이 급속히 늘어날 때이다. 우리 모두가 경험했듯 사회적 거리두기는 국민의 피로감과 무기력감을 가져다 줄 게 뻔하다. 혹시 모를 대규모 감염의 재 확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 연장 조치란 점에서 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중요하다 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 일상의 거리두기가 생활방역으로 전환되는 건 시간문제다. 이제부터라도 생활방역을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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