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체계 부담 완화 사망자 최소화에 방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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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6주를 넘어서면서 국민들의 피로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가 5일로 예정됐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더 연장하기로 했다. 확진자수가 2자릿수대로 유지되고 치료 중인 환자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사망자 최소화가 가장 큰 이유다. 정부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연장하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를 50명 아래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지난달 22일 `1차 사회적 거리두기` 시작 때 밝힌 목표였다.

방역당국은 하루 확진자가 50명을 넘어서면 국내 의료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국내 대형병원 보유 `음압중환자실`은 100여개다. 중환자 비율이 5-10%임을 감안할 때 신규 확진자가 하루 50명 정도 발생하면 중환자는 최대 5명까지 나올 수 있다. 환자당 21일의 치료기간을 고려하면 105병상이면 모든 중환자의 집중 치료가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코로나19 사망자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외 환자들의 치료도 별다른 지장이 없게 된다.

실질적인 이유는 수도권의 위협이다. 4일 하룻동안 확진된 신규 환자는 81명이다. 이중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가 24명이었다. 이들을 제외하면 57명으로 정부의 목표에 근접한다. 그러나 서울과 경기는 각각 24명과 10명으로 꾸준히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전날에도 서울 22명, 경기 23명이 확진됐다.

우리나라는 발생 초기 신천지대구교회라는 특수성을 겪었지만 전세계 확산 추세를 보면 국가 수도이거나 수도에 준하는 대도시가 폭발적 확산의 중심지다. 뉴욕주는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전세계 최다 확진자를 기록하게 만든 중심 발생지다. 인구가 2000만명이고 그중 절반 가까이가 뉴욕시에 거주한다는 점에서 서울·경기 지역과 닮았다. 인구밀도가 높은 거대도시는 감염병 확산 속도가 빠르고 동선이 복잡다단해 추적도 어렵다. 확진자 폭발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일본 도쿄도는 신규 환자의 40% 정도가 감염 경로조차 알 수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인 확진자수도 중요하지만 파괴력이 큰 수도권의 상황이 거리두기 완화 카드를 주저하게 만든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세계 각국의 시선도 부담이다. 국내 상황이 다소 안정됐다고 방역의 고삐를 느슨하게 했다가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면 다른 나라들의 노력을 헛되이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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