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물가 [사진=연합뉴스]
밥상물가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소비패턴이 변화하면서 밥상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작황 부진과 맞물려 외식·외출을 꺼리고 가정식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일제히 상승한 것. 소비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부진, 감염 우려와 더불어 감당해야 하는 비싼 물가에 근심이 짙어지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개월 연속 1%대를 보이고 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2%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0.24%포인트 끌어올렸다. 그 중 채소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6.5%가 상승했고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은 각각 6.7%, 7.3% 올랐다. 달걀과 돼지고기 가격은 각각 20.3%, 9.9% 상승했다.

이 같은 전반적인 식재료 가격 오름세는 가공식품 가격 상승(1.7%)까지 이끌었다.

작황 부진 등으로 수급 상황이 여의치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방침 등으로 인해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가정 내 식재료 소비 증가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채소류와 축·수산물은 작황 상태가 좋지 않아 수급 상황이 원활하지 못한 데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이 외식보단 가정식을 선호하다 보니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전 지역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수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지역 농·축·수산물 가격은 품목에 따라 많게는 배 이상 가까이 비싸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배추(1포기)는 지난해에 비해 125%(2500원)나 증가한 4500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시금치(1kg)는 59.5%(1923원) 늘어난 5153원이었다.

풋고추(100g)는 21%(199원) 오른 1147원에, 양파(1kg)는 76.4%(1034원) 늘어난 2387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대전농협 공판장 관계자는 "채소류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도매 시장에 들어오는 물량은 1-2% 정도밖에 줄지 않아 공급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금액적인 부분에서는 전체적으로 10-1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가격 오름세는 아무래도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이 줄고 집밥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며 중소마트에 납품되는 물량이 크게 증가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육류와 수산물 등도 예년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냉동 삼겹살(100g)은 전년 동기 대비 7%(121원) 오른 1848원, 한우양지(100g)는 20.9%(1043원) 뛰어오른 6043원이었다. 계란(30알)도 5574원에 거래돼 6%(315원) 비싸졌다.

가장 많이 소비되는 수산물 중 하나인 고등어(1마리)도 25%(600원) 오른 3000원이어서 소비자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경기는 어려워지는데 재택근무·개학 연기 등으로 인해 챙겨야 하는 끼니가 많아져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 백모(55)씨는 "감염병이 돌 때일수록 적절한 영양소로 면역력을 키워야 하는데 갈수록 물가는 오르고 챙겨야 하는 식사량이 많아지니 장 보는 횟수도 잦아져 부담이 크다"며 "이런 와중에 경기가 어려워 가계 소득은 줄어드니 앞으로가 더 걱정된다"고 토로했다.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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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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