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실행 속도, 상담 요청량 못 따라가 '병목 현상'

지원상담 기다리는 소상공인 [사진=연합뉴스]
지원상담 기다리는 소상공인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숨통을 틔우기 위한 `긴급경영안전자금` 직접 대출이 본격 시행됐지만 몰려드는 상담 신청에 일부에서 `병목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2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소상공인 직접대출 접수 건수가 총 3352건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는 357억 원 규모다.

지난 달 25일 시범운영 첫 날(250여 건) 접수된 것과 비교해 13배 이상 급증했다.

소상공인 직접대출은 중기부 산하 전국 62개 소진공 지역센터에서 4-10등급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1000만 원을 연 1.5%의 이율로 보증서 없이 신속 대출해주는 제도다.

시중은행에서 찾아보기 힘든 저금리(1.5%) 대출 상품에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뜨겁다. 신청 건수가 이를 뒷받침한다.

시범운영 첫 날(3월 25일)에는 234건에 불과했지만 이후 31일 3000건을 돌파했다. 본격시행 첫날인 이달 1일에는 3352건으로 훌쩍 뛰었다.

대전 중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36)씨는 "지난 달 시범 운영 기간 지원을 받으려 했지만 신청자가 너무 많아 상담 예약에 실패했다"며 "1일부터 은행에서도 접수 업무가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부리나케 신청 창구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담을 받고 나니 준비할 서류가 많아 최대한 빨리 준비해 대출을 받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소상공인들은 대출 관련 서류를 준비하지 못해 상담에 애를 먹기도 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대출 병목 현상은 여전한 숙제로 지목되고 있다. 방문접수와 온라인 예약 방식으로 상담이 진행되는데 직접 대출 상담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하루 처리 건수가 신청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1-2일 소진공의 전국 각 센터에는 밤새 줄을 서 기다리는 소상공인들로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까지도 소진공 대전남부센터와 북부센터를 포함해 전국 주요 상담 창구에는 330여 명이 하염없이 상담을 기다렸다.

이마저도 오전 일찌감치 방문 접수가 끝나다 보니 오후에 센터를 찾은 상당수 소상공인을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달 시범운영기간 지적된 더딘 대출 집행이 재연될 조짐이다. 앞서 시범운영기간 소진공 각 센터는 기존 보증부 대출 상담을 병행해 업무 과부하에 걸렸고 이는 대출 실행 건수 저조로 이어졌다.

이에 중기부가 내놓은 대책은 창구 다변화다. 이달 1일부터 신용 1-3등급은 시중은행, 4-6등급은 기업은행이 대출을 해주고 있다. 4등급 이하는 소진공에서 직접 대출을 해준다.

기업은행은 최대 3000만 원까지, 소진공은 최대 1000만 원(특별재난지역 15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신청자 생년에 따른 홀짝제도 적용됐다. 센터를 방문하는 신청인들의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구비 서류를 줄이고 무인민원발급기 설치, 사전상담예약시스템 등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소진공 관계자는 "지역별 대기 인원에 차이가 있지만 단계적으로 해소 가능한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홀짝제와 신용등급에 따른 창구 다변화로 신속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용언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