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정시 모집기간 짧아져 충원 일정 촉박…실기전형 전면 재조정 불가피

수능 [사진=연합뉴스]
수능 [사진=연합뉴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사상 처음으로 2주 연기되면서, 입시 일정을 짜야 하는 지역 대학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수능에 맞춰 입시 일정을 계획했지만 정시 모집기간이 열흘 여 짧아져 지역 대학가에서는 기간 내 신입생 모집을 마칠 수 있을 지 우려하고 있다.

2일 교육부, 대전권 대학가에 따르면 대학입시일정(안) 기준 오는 11월 19일로 예정된 수능은 12월 3일로 2주 연기됐고, 수시·정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도 각각 9월 16일, 12월 14일로 미뤄졌다.

정시는 더욱 촉박해졌다. 원서접수기간부터 해를 넘겨 내년 1월 7일에서 11일 중이고, 합격자 발표는 2월 1일에서 6일로 5일 미뤄졌다. 수시 합격자 발표 날짜가 12월 15일에서 12월 28일로 2주 간 밀린 점에 견줘 더 짧다.

교육부는 수시 모집기간이 109일에서 106일 내외로, 정시 모집기간이 54일에서 44일 내외로 감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로 인해 입시 일정 조정을 짜야 하는 대전권 대학가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한 사립대학은 수능 연기에 따라 실기 고사 날짜를 재조정하거나 일부 국립대는 짧아진 모집기간에 맞춰 입시 일정을 수정하고 나섰다. 당초 학생들의 학교 일정을 고려해 수능 한 달 전 공휴일에 맞춰 실기고사를 치를 계획이었으나 날짜를 재논의 중이다.

교육당국은 이달 중 변경된 수능 시행일 등을 반영한 `대입전형일정변경(안)`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대학과의 협의를 거쳐 확정·발표할 계획이다.

한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수능이 2주가 미뤄진 데다가 모집 기간도 짧아져서, 그에 맞는 입시 일정을 다시 짜고 있다"며 "내달 중 학생들이 모집요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텐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짧아진 모집기간으로 학생 모집 절차를 이행할 수 있을지도 우려하고 있다. 합격자 선발뿐 아니라 20-100여 명에 달하는 예비 후보자를 선발해야 하고, 예치금을 받고 환불해주는 입학 과정에서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대전의 한 국립대학 입학홍보처 관계자는 "합격자 발표 전 예비 합격 후보자까지 추려야 하는데 원서접수 기간과 합격자 발표 기간이 1개월로 촉박하다"며 "예치금 납입과, 추가 합격자 충원 기간 등을 명시한 세부 지침이 하루빨리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각 대학의 모집 요강을 안내할 입학설명회와 입시박람회도 이달 중 진행돼야 하지만, 코로나 19로 단체행사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면서 대학별 입시 요강을 확인할 방법도 줄었다.

한 사립대학 입학홍보담당자는 "매년 3월부터 각 고등학교를 돌며 입시정보 제공해왔는데 한 번도 못하고 있는 중"이라며 "모집요강이 확정되는 내달부터 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박우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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