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연합뉴스]
원격수업 [연합뉴스]
대전 지역 학교들이 개학을 앞두고 원격수업(온라인수업) 준비에 진통을 겪고 있다.

쌍방향 수업을 위한 기기를 마련하지 못한 학교에서부터 제한된 서버용량까지 인프라 미흡에 따른 우려와 함께 학교 및 교사간 온라인 활용능력의 차이도 온라인수업준비에 애를 먹는 부분이다. 앞서 지난달부터 온라인수업을 진행한 선도학교에서도 학생들의 학습태도 확인여부를 놓고 진땀을 흘렸다.

1일 대전 서구 A중학교는 온라인수업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해 개학 준비에 애를 먹고 있었다. 특별활동실을 제외한 일반 교실에는 와이파이가 설치돼 있지 않고 녹화를 할 수 있는 장비도 방송실에 있는 카메라 1대가 전부였다. 교사가 휴대전화로 직접 수업 내용을 촬영하거나 학습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

중구의 B 중학교 역시 쌍방향 수업에 필수인 촬영기기 부족으로 개학 준비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이날 이 학교에서는 교장과 연구부장, 교무부장 교사들이 모여 온라인 개학 대책회의를 진행했지만 내려진 결론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진행은 현실적으로 어렵다`였다. 연구부장 교사는 "강의를 촬영할 카메라도, 마땅한 플랫폼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게다가 인터넷 기술이 익숙하지 않은 선생님들도 많아 차선책으로 EBS강의와 과제 수행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에서의 전자기기 부족도 온라인수업에 차질이 예상되는 부분. 중구의 C 고등학교 교사는 "가정내 컴퓨터 사양과 종류에 따라 카메라가 장착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일부 학생은 온라인 수업 시 화면에 인식되지 않아 학습참여도 등의 파악을 어렵게 한다"고 우려했다.

일부 학교는 부족한 서버용량으로 인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온라인 수업 시범학교로 지정된 서구의 D 중학교는 온라인수업을 위한 플랫폼들에 접속자가 폭주하며 서버 지연 등 불안정한 현상이 나타났다. 이 학교의 한 교사는 "온라인 화상 화면을 통해 출석 체크를 하는데 오전마다 서버 접속자 폭주로 접속 지연이 되는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며 "오는 9일부터 본격적인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면 해당 문제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학교와 교사들의 온라인 교육 콘텐츠 제작 능력에 따른 학교 간 온라인 학습의 질 차이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학부모들은 학교 차원에서 지원하는 장비와 교사들의 온라인에 대한 이해도로 아이들이 받는 교육서비스에 편차가 발생한다고 입을 모았다.

학부모 김모(38)씨는 "학교의 재정 상황에 따라 테블릿 PC 등 학생들에게 지원해주는 장비에 차이가 있다"며 "아울러 담임 교사의 온라인 이해도도 학습의 질을 결정하는데 큰 변수로 발생한다. 연차가 높으신 교사들은 온라인 학습 콘텐츠의 질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학교의 재정적 문제와 교사들의 온라인 이해도로 자녀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교육당국은 시범운영을 통해 나타난 문제점을 파악해 오는 9일 개학 전까지 이 같은 지적 사항들을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 차원에서 서버 확충을 진행 중이고 자체 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학습 콘텐츠 질 차이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온라인 개학이 시작될 때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박우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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