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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건축] 화장실 문화

2020-04-01기사 편집 2020-04-01 07: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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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윤석주 건축사(건축사사무소 라온 대표)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쳐가는 시민들이 답답함을 풀기 위해 수변 산책로, 공원, 유적지 등을 찾아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는 잠시 잊고 싶을 것이다. 남녘으로의 꽃 소식이 중부지역까지 전해지는 동안 우리 삶의 꽃은 울타리 안에 갇혀 밖을 바라보는 일종의 '밖바라기'가 된 듯하다. 시민들이 야외로 나서면서 많이 찾는 곳이 공용화장실이다. 공용화장실을 시작으로 공공기관, 백화점, 대형마트 등 다수의 인원이 찾는 화장실이 많이 깨끗해지고 사용자들의 마음 또한 편하게 해주고 있다. 과거 화장실은 냄새와 위생을 고려해 주 거처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했고 남녀 공용으로 사용했다. 1970년대 들어 수세식이라는 설비방식을 본격 도입, 화장지를 쓰고 하수처리시설 발달로 공용화장실은 독립된 건물로 야외공용시설 어디에도 설치가 가능해졌다. 현대 주거형식에서 화장실은 집안으로 들어오는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욕실과 함께 실내에 구성되고 있으므로 위생, 청결은 기본으로 지키고 있다. 아파트 단지, 상가 외부에 별도의 화장실을 두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자기 집에서 볼일을 해결해야만 하는 사람도 있다. 현대 건축물 설계 시 다수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은 범죄예방과 위생을 고려해 기본적으로 남녀 구분을 원칙으로 한다. 내부 프라이버시를 위해 외부에서 내부공간이 보이지 않아야 하지만 아직까지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시선을 차단하기 어려운 화장실이 많이 있다. 고육지책으로 화장실 출입문 앞에 게시판, 파티션 등으로 임시로 차단해주는 센스도 있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없어 난감해하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된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로 전국의 관광지가 조용하지만 어디를 가도 공용화장실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화장실 이용 문화는 산행 이용전과 후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본인의 기본체력을 바탕으로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산행을 하고 싶으나 함께 온 일행의 스피드에 쫓겨 빨리 가야만 하는 야속함과 잠시 쉬는 시간에 마시는 한잔 한잔이 하산해서는 화장실을 찾게 되는데 급하신 분의 난감해하시는 이런 모습은 너무나도 개방된 화장실 출입문에 의해 행인들의 시선을 끌게 되니 야속하다 출입문.

현대의 공용화장실에는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기저귀 교환대, 아이 전용 변기 등이 있으나 간혹 급한 마음과 무거운 물건으로 파손되는 경우가 있으니 한 번 더 생각으로 배려를 필요로 한다. 장애인을 위한 주차 전용공간이 있듯이 화장실도 장애인을 배려한 전용 화장실이 있다. 많은 이들이 일반 화장실 사용에 대한 에티켓은 준수하고 있지만 안전점검을 위해 현장 조사를 하다 보면 장애인용 화장실의 손잡이 등이 파손된 경우를 접하게 되는데 이는 몰라서가 아니라 사용 시 부주의와 배려가 작아서 일 것이다. 화장실은 그 나라(집)의 문화·위생적 수준을 가늠한다고 한다. 집에 손님이 온다 치면 화장실 청소만큼은 꼭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화장실이 아름답고 깨끗하고 안전하게 유지관리하고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어느 분야나 아무리 훌륭한 법적 제도 장치와 기준이 있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소홀히 한다면 개선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화장실 사용의 에티켓은 '다음 사용자는 남이 아니라 내가 된다'는 문구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의 건강과 문화 시민의 의식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여성들이 옷맵시에 따라 신는 하이힐도 유럽에서 오물을 밟지 않기 위해 신게 되었다는 유래에서도 볼 수 있듯이 화장실 사용은 인간의 생활에서 꼭 필요한 문화가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에서는 휴지 사재기를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웃기만 할 수 없는 이유는 먹는 것만큼 화장실에서의 일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 아닐까.

윤석주 건축사(건축사사무소 라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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