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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사랑] 더디게 오는 봄, 한 그루 나무를 심자

2020-03-31기사 편집 2020-03-31 07: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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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전범권 국립산림과학원장
올봄 홍릉숲의 복수초는 평년보다 한 달 빠르게 노란색으로 활짝 피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 때문인지 정작 봄은 더디게 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코로나 정국으로 주춤하는 것 같지만 겨울철과 봄철, 특히 요즘과 같이 건조한 시기의 대기정체 현상은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년 증가 추세로 경보 일수도 증가하고 있다. 전국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6년 26㎍/㎥, 2017년 24㎍/㎥, 2018년 23㎍/㎥로 WHO 권고기준인 10㎍/㎥ 대비 2배 정도 높다.

수도권의 초미세먼지 나쁨 일수는 2016년 74일, 2017년 78일, 2018년 72일 등 3년 평균 약 75일로 일 년에 두 달 반 정도는 나쁜 미세먼지를 접하고 있는 셈이다.

도시숲에는 미세먼지를 줄여주는 기능이 있다. 복잡하고 미세한 표면을 가진 나뭇잎이 미세먼지를 흡수흡착하고, 줄기와 가지에서 흡착·차단하는 과정을 거쳐 숲 내부의 낮은 기온과 높은 습도가 미세먼지를 땅으로 침강시키는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백합나무 숲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결과, 잎이 없을 때보다 잎이 있을 때, PM10 농도는 37.2%, PM2.5 농도는 47.3% 감소했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은 나무의 대기오염물질 저감 능력을 정량적으로 산출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했다. 이 시설은 실제 수목의 대기오염물질 저감 기작을 구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목의 대기환경 개선기능을 평가하고 수목의 피해회복 원리를 구명해 대기오염물질 저감에 탁월한 수종을 선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

도심 속 공간에 식재된 도시숲은 바람길을 만들어 도심을 숨 쉬게 하고 기온을 조절해 한여름 폭염이나 미세먼지의 피해에서 우리 건강을 지켜내는 역할을 한다.

도시 외곽숲 또한 도시로 찬바람길을 제공해 도심 속의 대기오염물질을 숲으로 순환·이동시켜 미세먼지를 저감한다.

주변에 나무를 심을만한 넉넉한 땅은 없지만 숲속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 대도시 도로변에 한두 줄 가로수를 심고 녹지를 가꾼다면 미세먼지를 잡는 훌륭한 트랩으로, 그린인프라의 실질적 기틀이 될 것이다.

안팎으로 힘든 시기, 더디게 오는 봄을 재촉할 희망의 나무를 다시 한번 심어 볼 때다.

전범권 국립산림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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