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호전되지 않으면 개학 연기 가능성도

대구·경북·서울·경기를 제외한 일일 신규 확진자수 추이. 자료=질병관리본부 제공
대구·경북·서울·경기를 제외한 일일 신규 확진자수 추이. 자료=질병관리본부 제공
전국적으로 산발적인 소규모 확진 사례가 늘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게릴라식 지역사회 감염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생활방역으로 전환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정부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8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105명으로 이중 대구·경북은 25명을 기록했다. 서울(20명)과 경기(15명) 비중이 더 높다. 검역단계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21명까지 81명에 달한다. 아직까지 주요 전파 경로는 이들 지역인 셈이다. 그러나 전국적인 소규모 감염이 점차 늘어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시작된 첫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효과를 보이면서 지역사회 감염은 뚜렷하게 감소했다. 대구·경북과 서울·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의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지난 10일 9명으로 한자릿수까지 떨어졌다. 이후 10-20명선을 오가다 16일에는 6명, 17일 4명으로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시도가 더 많았다. 검역단계 확진자까지 빼면 16일 4명, 17일 2명이다.

24일까지만 해도 대구·경북·서울·경기 지역과 검역단계를 제외한 신규 확진자는 5-8명을 오가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25일 16명으로 늘어나더니 26일 12명, 27일 10명 등 2자릿수를 꾸준히 찍다가 28일 24명까지 올라갔다.

해외로부터 감염 위협이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입국자 진단검사와 동선 추적 등 방역당국의 통제력이 감당할 만한 수준이다. 세종 45·46번 확진자는 지난 27일 오전 7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심사와 검역을 마치고 오전 9시 20분 인천공항을 출발한 버스를 타고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동한 뒤 자차를 이용해 귀가했다. 당국의 지침에 따라 이들 부자는 곧바로 세종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고 입국 후 이동과정에서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추가 동선은 없었다. 최근 자가격리 수칙을 지키지 않은 일부 입국자들의 일탈이 있었지만 격리와 접촉자 추적 등 당국의 관리 아래 들어갔다.

대구·경북처럼 특정 지역에서 국지전으로 벌어지는 상황도 당국의 특별관리 속에 시민들의 엄격한 대응이 가능하다.

문제는 방역역량이 집중되지 않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게릴라식 감염이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느 정도 효과를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의 강력한 감염병 저지정책이 오는 4월6일 개학 등으로 완화되면 다시 불길이 치솟을 수 있다.

정부는 학부모와 지역사회 여론을 조사하는 등 4번째 개학 연기론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주말간 추가 논의를 거쳐 이달 안에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8일 "많이 지체할 수는 없다. 많은 국민들이 개학을 그동안의 고립에서 벗어나는 전환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도 잘 안다"면서도 "개학을 위해선 먼저 코로나19 전파위험을 상당 수준 낮춰야 하고, 지역사회와 교육계,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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