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온라인 개학 시 와이파이 등 인프라 부실…학생 스마트기기 보급 유무도 우려

중 · 고등학교 온라인 개학  [그래픽=연합뉴스]
중 · 고등학교 온라인 개학 [그래픽=연합뉴스]
지역 초·중·고교, 대학이 코로나19에 따른 원격(화상)수업 준비에 진땀을 빼고 있다.

학교는 스마트 기기 보급여부나 학생들의 학습 감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중이고, 대학도 즉각적인 쌍방향 소통에 한계가 있어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9일 대전지역 일선 학교, 대학 등에 따르면 대전지역 초·중·고는 장기간 휴업을 대비하고자 원격수업을 준비에 나서고 있다. 휴업 초창기 당시에는 교육당국 지침에 따라 교육콘텐츠 시청에 중심을 뒀지만, 휴업 장기화로 학습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격 수업을 준비 중이다.

교육부는 최근 온라인 개학의 가능성을 감안해 `원격수업 운영 기준안`을 마련하고 시도교육청에 안내한 상황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안은 실시간 수업과 비실시간 수업으로 나뉜다. 실시간 수업은 쌍방향 수업으로 교사-학생 간 화상수업으로 실시간 토론 등이 가능한 방식이다. 비실시간 수업은 강의를 녹화해 학생들이 이를 시청한 후 학습내용을 확인하는 방법과 온라인으로 과제를 제시하고 답을 받는 형식이다.

그러나 원격수업을 맞이하는 학교현장의 표정은 밝지 않다. 쌍방향 수업을 하려면 교사가 학생들에게 영상을 송출 할 수 웹캠 등 기기가 필요하고, 학생들 또한 이를 시청할 스마트기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실 내 무선망도 필요하다. 원격 수업 여건을 갖추더라도 직접적으로 지도를 할 수 없는 환경에서 학생들의 학습 감독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문제다.

대전 서구의 한 고등학교 교장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동시 접속에 따라 서버가 버텨낼 수 있을지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원격으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수업 중 학생들의 수업태도 등을 지도할 방법이 없고, 원격 수업 후 학생들을 평가했을 때 신뢰성을 따질 수 있을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유성구의 한 중학교 교장은 "최근 학생들의 스마트 기기 보급 여부를 조사하기도 했지만, 연배 높은 교사들은 기기 운용에 서툴러 원격 수업에 애로 사항이 많다"며 "상업용 온라인 강의가 널리 보급된 상황에서 교육 내용에 비교우위가 느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고, 저학년들은 학부모가 도움을 줘야 하는데 이 또한 문제"이라고 설명했다.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비대면(온라인)강의를 진행중인 대학도 상황은 비슷하다. 초창기에는 녹화된 강의를 게재해 학생들이 시청하는 형태였다. 일부 강의는 내용이 요약된 PPT자료만 게재하거나, 강의시간을 1학점 당 30여 분으로 소화하면서 수강생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강의를 담당하는 교수들도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 온라인 강의를 하더라도 수강생들의 집중도를 파악하기 어렵고, 실험 등 실습위주 강의는 현재 강의의 질을 담보할 수가 없는 탓이다.

대전의 A대학 교수는 "갑작스럽게 강의 시스템이 바뀌면서 적응이나 준비할 게 많아졌고, 학생들과도 소통이 불가하기 때문에 강의의 질이 떨어진다는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며 "강의실에서 하는 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개선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B대학 교수 또한 "대면강의만큼 학생들이 강의에 집중하는 모습은 사실상 포기해야 하고, 나중에 강의를 들은 학생들의 아웃풋이 나올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물론, 녹화시스템으로 얼마든지 수업을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엄연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김대욱 기자·박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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